TSMC 인텔 파운드리 인수설에 대만언론 우려, "고객 이탈과 기술유출 위험"

▲ 대만 TSMC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인텔 반도체 제조사업을 인수한다면 엔비디아와 퀄컴 등 미국 주요 고객사 주문 물량을 일부 빼앗기거나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대만언론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텔 파운드리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합작법인을 통해 인텔 반도체 제조사업 지분을 인수하고 운영하면 자체 파운드리 수주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TSMC 대신 인텔에 위탁생산 주문을 맡길 동기가 충분히 부여되며 결국 고객사 물량을 일부 빼앗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13일 “TSMC가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업과 인텔 파운드리 사업을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악영향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TSMC는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 및 퀄컴에 인텔 반도체 제조사업 인수 및 운영을 위한 합작법인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인텔의 재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TSMC에 지원을 요구한 데 따른 결과다.

다만 TSMC가 인텔 파운드리 경영권을 확보할 만큼의 지분을 사들이려 한다면 미국은 국가 기술 경쟁력 저하를 우려해 이를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일보는 현재 TSMC의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과 퀄컴이 모두 미국 정부에서 반도체 현지 생산과 관련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는 자연히 미국에 다수의 공장을 보유한 인텔의 수주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일보는 “인텔의 파운드리 경쟁력이 TSMC에 뒤처지더라도 주요 고객사들은 위탁생산 주문을 맡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TSMC의 고객사 물량 이탈을 이끌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TSMC가 인텔 파운드리 사업을 운영한다면 첨단 반도체 생산 수율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일보는 TSMC가 결국 경쟁사를 돕는 상황에 처하는 데 이어 파운드리 기술 유출 위험도 안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TSMC가 인텔의 반도체 제조 기술 향상을 돕는 대신 단순히 합작법인을 통해 지분만 보유하는 재무적 투자자 입장에 머무를 가능성도 제시됐다.

경제일보는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TSMC의 사업에 받을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투자 성과는 거두기 어려워 자금 부담만 키우게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더구나 TSMC가 인텔 파운드리 지분을 확보하면 단순한 투자자 입장에만 머무르게 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미국 정부가 TSMC에 인텔 지원을 압박한 이유는 파운드리 기술 측면에서 도움을 받도록 하려는 의도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경제일보는 “현재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 구도가 흔들리면 TSMC의 독보적 지위와 명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TSMC의 중장기 사업 전략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