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남궁홍 삼성E&A 대표이사 사장이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을 이끌기 위한 보폭을 최근 확대하고 있다.

남궁 사장은 1년 전 사명을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삼성E&A로 사명을 바꾸며 새 먹거리로 겨냥한 ‘에너지 전환’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름 변경 1년' 삼성E&A, 남궁홍 광폭행보로 신사업 '에너지 전환' 서둘러

남궁홍 삼성E&A 대표이사 사장이 에너지 전환 사업에 속도를 낸다.


12일 삼성E&A에 따르면 남궁홍 사장은 미국 휴스턴에서 지난 10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이어지는 ‘세라 위크(CERA WEEK) 2025’를 자사 관계자들과 함께 찾았다. 남궁 사장이 세라 위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라 위크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여는 세계 최대 에너지 컨퍼런스다. 글로벌 주요 에너지 기업 사우디아람코와 엑손모빌, 셰브론, 쉘 등의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전세계 유력 정재계 인사가 해마다 집결해 에너지 분야 현안을 논의한다. 

과거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피터 틸 팔란티어 회장,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 등이 발표자로 나섰고 지난해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 창업주가 참석했다. 올해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여러 글로벌 에너지기업 수장이 참여했다.

국내 기업도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라 에너지 수요가 늘고 탄소배출을 둔 관심이 증가해 업계 네트워크를 다지기 위해 세라 위크 참가를 늘리는 추세다.

HD현대는 올해 세라 위크 전략적 파트너사로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처음으로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연사로 참여해 한화의 에너지 사업 현황과 비전을 발표했다. 

남궁 사장 역시 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주요 그룹 오너 경영자들 만큼 발빠르게 움직인 셈이다. 국내 건설업계 최고경영자들이 참여한 일은 그동안 드물었다.

그 만큼 에너지는 남궁 사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 힘 주는 분야다. 삼성E&A는 주력인 화공플랜트뿐 아니라 특히 에너지전환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에너지전환은 에너지 공급을 화석 연료 등 지속불가능한 방식에서 재생에너지를 쓰는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다만 시장에서는 에너지전환 분야의 성장성을 둔 의구심도 제기된다.

삼성E&A 역시 지난해 신사업 분야 투자는 해외 원천기술 기업과의 협력사업 지연으로 애초 계획의 약 30% 수준만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화공 EPC(설계‧조달‧시공) 수주후보군 가운데 에너지전환 분야도 모두 36억 달러(약 5조2333억 원)로 2023년 말(65억 달러, 약 9조4490억 원)보다 절반 가량 감소했다.

삼성E&A는 지난 1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전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을 둔 관심이 낮아지고 있지만 정책 측면에서 에너지전환 주목도가 높은 유럽을 목표로 움직이겠다는 뜻을 내놨다.
 
'이름 변경 1년' 삼성E&A, 남궁홍 광폭행보로 신사업 '에너지 전환' 서둘러

남궁홍 사장(왼쪽)이 호콘 볼달 넬 사장과 11일(현지시각) 미국 휴스턴 매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협약에 서명하고 있다. < 삼성E&A >

남궁 사장은 시장에서 나오는 에너지 전환 분야와 관련한 의구심을 지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양새다.

삼성E&A는 남궁 사장이 직접 미국 현지에서 협약 체결에 참여해 노르웨이 수소기업 넬(Nel) 지분 인수로 그린수소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12일 발표했다. 

넬은 세계 최초로 수전해 기술을 상업화한 글로벌 수소기업이다. 삼성E&A는 지분 인수를 통한 협력을 통해 에너지 전환 기술을 미리 확보하고 사업 수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E&A는 지난해 9월 ‘이네이블(E&Able) 테크 포럼’을 열고 전세계 협력사와 대학, 벤처캐피탈사를 한곳에 모아 에너지전환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남궁 사장은 당시 “’기술로 사회적 난제를 해결한다’는 중장기 핵심전략을 세우고 에너지 및 환경 기술 분야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교류 협력의 장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남궁 사장이 그동안 쌓은 경험을 토대로 2023년 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삼성E&A 전신) 취임 뒤 소통을 활발히 늘리며 영업 보폭을 키운다는 평가도 나온다.

남궁 사장은 삼성E&A에서 팀장으로 마케팅기획팀을 4년 가량 이끈 이력을 지녔다. 그뒤 2020년까지는 마케팅1그룹장 겸 중동지역 총괄 법인인 SEUAE 법인장으로 삼성E&A 주력 시장인 중동에서 활동했다.

삼성E&A가 사명을 바꾼지 곧 1년을 맞는 만큼 최근 남궁 사장의 행보가 과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삼성E&A는 지난해 3월21일 주주총회에서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삼성E&A로의 사명 변경을 확정했다. E&A의 ‘E’에는 기존 엔지니어링(Engineering)에 더해 미래 먹거리인 ‘에너지(Energy)’와 ‘환경(Environment)’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남궁 사장은 당시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사명과 함께 혁신을 더욱 단단히 하고 에너지전환 시대의 변화를 이끌겠다”며 “올해는 100년 기업으로 도약할 새 원년이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