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에 신제품 '물량공세', 인공지능 경쟁력 저하도 원인

▲ 애플이 연초부터 다수의 신모델을 선보이고 판매를 시작한 이유는 아이폰 판매 부진 및 애플 인텔리전스 경쟁력 저하를 만회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의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 라인업.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올해 초부터 신제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물량공세’에 나선 이유는 아이폰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 ‘애플 인텔리전스’ 경쟁력 부족과 개발 지연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각) “애플이 이례적으로 연초 신제품 라인업을 대거 공개하며 올해 사업 전략 변화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약 2주에 걸쳐 아이폰16E와 신형 아이패드 및 아이패드 에어, 맥북 에어와 맥스튜디오 데스크톱 컴퓨터를 발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그동안 애플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몇 개월의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이는 다소 예상하기 어려웠던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폰 판매 부진 장기화에 대응해 신제품 출시 주기를 단축하며 소비자들의 교체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아이패드와 맥북 등 제품의 지난해 말 판매량이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에 착안해 다수의 신모델로 더욱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아이폰 기본 모델보다 미국 기준으로 200달러 저렴한 아이폰16E 출시는 이런 방향성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물가 상승과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관세 부과 등 불확실성에도 대부분의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는 일이 그만큼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애플은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난해부터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로 앞세워 왔다. 그러나 이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 기술에 크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구나 자체 인공지능 비서 ‘시리’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본격 적용하는 시점도 미뤄지게 된 만큼 소프트웨어 차별화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다수의 신형 하드웨어 출시 주기를 단축하고 가격을 동결하는 전략이 전면에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애플 신제품 판매량이 자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에 모두 큰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공간 컴퓨터로 정의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 신모델을 올해 선보이지 않는 등 보수적 전략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하는 가정용 태블릿 기기 출시 시점도 애플 인텔리전스 개발 지연에 따라 예상보다 다소 미뤄질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