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의대정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으로 의료대란이 발생한지 1년여가 흘렀다.

의료대란 장기화 속에 의료인이 아닌 대안연대 사무처장 출신 김달현 도리킴 대표가  감정적 대립을 넘어 의료의 본질과 미래를 냉철하게 분석하고자 ‘가운 혁명’(새빛 출판)을 출간해 주목받고 있다.
 
비의료인이 기록한 의료대란 1년 '가운 혁명', 의료대란 본질 파헤쳐

▲ 대안연대 사무총장을 지낸 김달연 도리킴 대표가 의대정원 확대로 촉발된 의료대란 과정을 기록하고 의료개혁의 본질을 분석하는 책 '가운혁명'을 출간했다.


특히 이 책은 비의료인의 시각에서 의료 문제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의료계 내부의 이해관계가 아닌 국민 전체 입장에서 의료 시스템이 직면한 현실을 바라보며 의료 정책이 국민의 건강과 삶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저자는 청년 의사들이 왜 스스로 전공의를 사직했는지, 왜 지방과 필수 의료가 붕괴하고 있는지, 의료 시스템 개혁 없이 단순한 정원 확대가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등 예민하면서도 본질적 질문을 던지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의료 소멸을 알리는 의료붕괴의 서막 - 의료 개악과 전공의 사직〉편에서는 ‘왜 전공의는 사직했을까?’ 등 6개의 민감한 주제를 다룬다. 

2장 〈의료개혁인가, 의료붕괴인가?〉편에서는 ‘의료계의 뉴노말 - 어떻게 될 것인가?’ 등 11개 주제를, 3장 〈가운혁명 - 역사에 남을 숭고한 청년들의 저항〉편에서는 전공의 사직과 그 나비효과, 그리고 각성 등 12개 주제로 의료정원 2천 명 증원 등 여러 현안 문제들을 다룬다. 

마지막 4장 〈대한민국 의료의 청사진〉편에서는 ‘대한민국 의료개혁’은 필요한가?‘ 등 9개 주제로 한국 의료 제도와 시스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한다.

책 속에 나오는 말은 우리 사회가 의료대란에 대해 더욱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한다.

“누구의 직업은 주 69시간도 ‘죽일 일’로 방어해 줘야 하고 누구의 직업은 주 100시간으로 일하다 과로사하여도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조롱하는 이 사회를 보면서 대한민국 미래의 암담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1장 ‘병원을 떠나게 된 전공의 중에서)

“1%라도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 99%의 살릴 확률을 보고 수술을 하는 선택보다는 1%의 불행할 확률을 보고 수술을 하지 않도록 결심할 수밖에 없다.” (1장 ‘필수의료 공급의 문제’ 중에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문제점은 구체적인 정책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2천 명도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는 정작 포함돼있지 않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것을 모두 대통령 직속 자문위인 의료개혁 특별위원회에 맡긴다는 것이다.” (1장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랄 중에서)

“의료계의 정책 기조가 필요하다. 의료의 이상향에 대해서 한번 정리를 해야 한다.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이상향은 마치 북극성과 같은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된다. 이상의 가치가 없는 조직은 늘 방향성 잃은 배처럼 망망대해에 놓인 느낌을 가져가게 된다.” (4장 대한민국의 의료는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습니까? 중에서)

저자 김달현 대표는 책을 출간한 이유에 대해 “의료는 특정 직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삶과 직결된 문제다”라며 “이 책을 통해 국민들이 의료 정책의 본질을 이해하고 의료계와 국민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달현 대표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ROTC 출신 장교로 군을 복무했다. 그 뒤 이랜드에서 영업, 인사, 전략, 홍보 등 다양한 업무 책임자로서 지냈다. 회사를 퇴사한 이후에는 실업계 입시학원부터 강남 영재학원 등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미래대안행동의 시민단체에서 사무처장을 경험하면서 사회경제 전반의 문제점을 다루는 전문가로 성장했다. 공무원 출신에게 일부 과목을 면제해 청년 수험생의 기회를 빼앗은 세무사 시험 문제를 시사프로그램에 보도되도록 하면서 사회문제화하기도 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