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83곳 가운데 26곳은 여성 등기임원 '0명', 유리천장 여전

▲ 7일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금융사 가운데 여성임원 비율은 13.8%에 그쳤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비즈니스포스트] 여성 승진을 어렵게 하는 ‘유리천장’이 금융업 전반에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자료를 취합한 결과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인 금융사 가운데 여성 등기임원 비율은 2024년 말 기준 13.8%에 불과했다.

여성 등기임원이 있는 회사도 대부분 1명에 불과해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업권별로 보면 손해보험이 8개사 10명(16.7%)으로 가장 여성 임원 비율이 높았다.

그 다음으로 카드(14.3%), 은행(13.8%), 생명보험(11.5%), 증권(11.0%) 순으로 집계됐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최근 사업 연도 말 현재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은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성별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돼 있다.

하지만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금융회사 가운데 등기 임원에서 여성이 한 명도 없는 회사도 있었다. 

증권사 가운데 11개사(KB, 유안타, 교보, 신영, IBK투자, 유진투자, LS, BNK투자, DB금융투자, iM, 골드만삭스), 생명보험사 가운데 7개사(DB, NH농협, iM라이프, 하나, IBK연금보험, KDB, 흥국), 카드사 가운데 2개사(현대, 우리), 은행 가운데 6개사(부산, 전북, 광주, 수협, 산업, 케이뱅크) 등 모두 26개 금융사 등기 임원은 모두 남성으로 이뤄졌다.

손해보험사는 자본총액 2조 원 미만인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흥국화재와 주권상장법인이 아닌 KB손해보험에서 여성 등기 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오희정 사무금융노조 여성위원장은 “금융사에서 여성 승진이 차별받는 유리천장이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며 “노르웨이,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여성할당제 등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