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 중앙 하단)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LG화학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모두 고부가가치 소재의 비중 강화를 추진하며 배터리 소재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에는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외 688개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참가했다
국내 주요 화학사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도 올해 13번째 인터배터리 행사에 참여해 부스를 꾸렸다.
LG화학은 2022년 배터리 사업부를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한 이후 처음으로 인터배터리에 단독으로 부스를 마련하며 참여했다. LG화학의 부스는 270㎡에 이르는 규모다.
롯데케미칼 역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 등 롯데그룹의 화학군 기업들과 함께 180㎡ 규모 부스로 올해 인터베터리에 참여했다.
LG화학은 이날 전시와 함께 ‘전구체 프리 양극재(LPF, LG Precursor Free)’를 처음으로 선보이고 양산계획을 발표했다.
양극재 제조는 통상적으로 니켈, 코발트 등 원재료에서 전구체 공정을 거친 뒤 양극재로 생산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LPF기술을 적용하면 양극재 원재료에서 바로 리튬을 투입한 뒤 소성하는 방식의 양극재 생산 공정이 가능하다.
LG화학은 높은 공급사슬관리(SCM) 자유도를 비롯한 원재료 표준화, 저온 출력 향상을 포함함 성능 개선, 환경 비용 감소 등 경쟁력 강화를 LPF기술의 장점으로 꼽았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LG화학의 배터리 소재 방향을 놓고 “LPF 양극재, 안전 소재 등 전지 분야의 차세대 혁신 소재로 미래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LG화학의 지속적 기술 혁신과 고객 중심의 솔루션으로 전지소재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고기능성을 강조하는 배터리 소재들로 부스를 꾸몄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바나듐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에 적용되는 전해액을 전시했다. 유기용매가 물로 구성돼 화재 위험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그밖에도 고강성 복합소재를 적용해 화염 전파를 지연시키는 배터리 외장재 등도 선보였다. 화재 우려가 있는 배터리의 안전성을 크게 높이는 소재를 선보인 것이다.

▲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롯데케미칼 부스에 바나듐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에 적용되는 전해액이 전시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LG화학은 지난해 전체 실적에서는 영업이익 9168억 원을 거뒀지만 석유화학 부문만 놓고 보면 13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국내 석화기업 가운데 큰 형님뻘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LG화학이 석화 부문에서 적자를 볼 만큼 국내 석화업계가 불황을 겪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기존에 주력이었던 범용 기초소재에서 중국, 중동 등 기업들에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8948억 원 영업손실을 보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갈 정도로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각자 LG, 롯데 그룹에서 실적의 주요 부분을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라는 점에서 석화업계의 부진은 국내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롯데에서는 롯데케미칼의 3년 연속 적자로 그룹 전반을 향한 유동성 우려가 발생할 정도다.
이들은 다양한 화학제품 분야 가운데서도 배터리 관련 특수소재를 돌파구로 본다.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장기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연관성도 높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국내 석화기업들의 배터리 소재 경쟁력 강화에 적극 지원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장자원부 장관은 이날 인터배터리 개막식에 참석해 “전기차 구매 시 세금 감면,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전기차 수요 진작과 더불어 2038년까지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규모를 최대 15배로 늘려가는 등 전기차 외에도 배터리 수요처 다변화를 계속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음극재를 비롯한 배터리 핵심 광물과 소재의 국내 생산을 촉진하도록 재정, 세제, 기금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