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용호 LX판토스 대표이사가 전방위 해외물류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 첫해인 지난해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다양한 운송수단을 결합한 '복합운송 사업'을 위한 해외 물류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한 데 이어 올해는 북미 지역 복합운송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해외 물류사업 확장 속도내는 LX판토스, 이용호 LG그룹 매출 의존도 낮춰 '홀로서기'

▲ 이용호 LX판토스 대표이사가 지난해 유럽과 아시아에 이어 올해 북미 지역으로 해외 물류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 LX판토스  > 


LX판토스는 범LG가로 분류되는 LX그룹의 주요 물류 계열사다. 2021년 계열분리 이후에도 LG그룹 계열사의 일감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 대표가 해외 물류사업 확장을 통해 '홀로서기'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LX판토스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미국에서 새로운 물류 기업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LX판토스는 다음달 29일 미국법인 LX판토스아메리카의 유상증자에 9600만 달러(1400억 원)를 투입한다. 조달한 자금 중 인수합병 목적으로 964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앞서 북미 물류 사업 다변화를 위해 일본의 해운선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와 합작법인 ‘박스링크스’를 지난달 6일 설립했다. 

합작법인은 철도와 트럭을 연계한 복합운송서비스 ‘인터모달(Intermodal)’ 사업을 운영한다. 예컨대 북미 항만에서부터 목적지인 내륙까지 컨테이너가 운송을 마치면, 빈 컨테이너를 활용한 철도·트럭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출범 준비에만 2년이 걸린 합작법인은 최근 UP, NS, BNSF 등 미국 철도기업들과 계약을 통해 거점을 잇는 노선서비스를 구축하고, 경쟁력 있는 운임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에는 유라시아 대륙의 복합운송 사업 확대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회사는 헝가리 부타페스트 인근에 철도터미널 ‘타타 터미널’을 지난해 4월 개장했다. 터미널은 면적 3만6천㎡로 1450TEU(대각선 지름 6.1m의 컨테이너)를 보관할 수 있다. 

회사는 중국횡단철도(TCR)과 연계한 터미널을 통해 유럽 주요도시를 철도로 연결하는 한편, 슬로베니아의 코퍼항과 유럽 주요 배터리 생산거점을 오가는 새로운 해상-철도 복합운송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어 중국 최대 물류사 시노트랜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했다. 합작법인은 중국에서 출발한 화물을 한국 항만까지 해상운송한 뒤 인천공항을 통해 북미와 유럽 등으로 운송하는 ‘한·중 복합운송 사업’을 맡는다.

실제 2023년 한·중 복합운송 물동량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용 증가로 2022년보다 43% 늘어난 9만8560톤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또 중앙아시아에서는 ‘카스피해 횡단 국제수송루트(TITR)’ 개척을 위해 2024년 10월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 현지 정부와 컨테이너 화물 운송 협력 방안을 타진했다. 당시 방문에서 LX판토스는 카자흐스탄 1위 물류업체인 PTC 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해외 물류사업 확장 속도내는 LX판토스, 이용호 LG그룹 매출 의존도 낮춰 '홀로서기'

▲ LX판토스가 지난해 4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남쪽으로 65km 떨어진 타타 지역에 개장한 철도터미널 '타타 터미널' 전경. < LX판토스 >

이 대표의 적극적 해외 물류 사업 확장은 ‘LG그룹 일감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X판토스의 전체 매출에서 ‘사촌관계’인 LG전자와 LG화학으로부터 발생한 매출 비중은 2022년 56.3%, 2023년 64.2%에 달했다. 

LX그룹은 범LG 가문의 방계 기업으로 분류된다. 구본무 전 LG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회장이 2021년 계열분리를 통해 출범했지만, LG그룹 매출 비중이 높아 완전히 독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LX판토스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7조9480억 원, 영업이익 2234억 원 기록했다. 2023년보다 매출은 17.0% 늘고, 영업이익은 43.7% 증가했다. 연중 내내 높았던 컨테이너 해상운임에 힘입은 것이다. 

이 대표는 1964년 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과를 전공하고,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했다. 글로벌 항공화물기업 에머리월드와이드에 근무하다 글로벌 물류기업 DHL로 옮겨 글로벌 포워딩 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LX판토스에 합류한 것은 2015년으로 해외사업부장, 포워딩사업부장 등을 지내며 국제 물류사업의 방향성을 설정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2023년 11월 LX판토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