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대규모 인력감원을 진행한 탓에 해양플랜트 수주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일 “조선업계가 인력의 과도한 구조조정을 통해 해양분야 인력을 정리하고 있다”며 “인력감원이 계속될 경우 앞으로 발주될 해양프로젝트를 수행할 인력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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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근 원유생산을 줄이기로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감산합의 이전에 배럴당 45달러 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50달러대를 돌파하며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대형 석유기업들은 해양플랜트 발주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석유기업인 셸과 스타토일 등은 유가하락을 이유로 중단했던 해양 프로젝트의 발주를 재개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3사는 저유가 탓에 해양플랜트 발주가 급감해 최근 2년 동안 해양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애를 먹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말에 해양부문 수주잔량이 316억8700만 달러였으나 10월 말 기준으로 228억9600만 달러까지 줄어 수주잔고가 30% 가까이 줄었다. 대우조선해양도 같은 기간 해양부문의 수주잔고가 반토막났다.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경우 조선3사는 일감을 확보하는 데 숨통을 틔울 수 있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조선3사가 해양프로젝트를 수행할 인력을 대폭 줄인 점이 수주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박 연구원은 “국내 조선3사는 해양업황의 회복에 따라 해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문제는 해양플랜트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데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말 기준으로 해양플랜트 인력이 모두 5106명이다. 2014년 말과 비교해 해양플랜트 인원이 약 10%가량 줄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지난해 말과 비교해 전체인력의 15% 정도를 감원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해양플랜트 인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선3사는 조선업계 불황에 따른 경영난을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해양플랜트부문의 역할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박 연구원은 “해양프로젝트의 경쟁력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기술인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