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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필 경기도 지사 |
남경필 경기지사가 잇따른 가정사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남 지사는 군 복무중인 장남의 폭행 및 성추문에 대해 공개사과를 한 데 이어 부인과 합의이혼한 사실이 알려졌다.
연이은 개인사 악재가 터져나오자 정치권에서 차기 대선주자군에 들어있는 남 지사가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관측한다.
◆ 잇따라 터져나온 개인사 악재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지사는 지난 11일 부인 이모씨와 합의이혼했다.
남 지사의 부인 이씨는 지난달 말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 신청을 냈다. 두 사람은 11일 이혼에 합의함으로써 25년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남 지사는 대학시절 이모씨를 만나 4년 동안 연애하다 1989년 결혼해 아들 둘을 두었다.
이혼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위자료나 재산분할 청구 등 분쟁을 벌이지 않기로 합의한 점으로 미루어 귀책사유가 한 쪽에만 있지 않다는 추측이 나온다.
일부에서 부인 이씨가 교육관련 사업에 투자했다 실패해 이를 둘러싸고 갈등이 심화됐다는 얘기도 나돈다.
남 지사 부부의 별거 혹은 불화설은 6.4지방선거 때부터 나돌았다. 당시 부인 이씨가 남 지사가 선거운동을 하는 현장은 물론 투표소에조차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남 지사의 측근은 “이혼은 개인사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유를 알지 못한다”면서 “이혼사실이 알려진 뒤 비서진과도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애초 20일 경기 새마을 핵심회장단 워크숍과 인천 아시안게임 성화안치 행사 등에 참가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남 지사는 외부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언론과 접촉을 피했으며 개인사와 관련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 차기 대권주자 리더십에 상처
남 지사는 그동안 원희룡 제주지사와 함께 새누리당 내 차세대 대선주자로 꼽혀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8월 첫째주 전체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남 지사는 4.2%를, 여권 차기주자 선호도에서 5.7%를 지지를 얻었다.
김무성, 김문수, 정몽준, 오세훈 등 여권 ‘잠룡’군의 선호도나 인지도에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새누리당의 미래를 이끌 젊은 피로서 보폭을 넓혀왔다.
특히 세월호 여파로 여권이 절대적으로 불리했던 상황에서 경기도지사 자리를 여유있게 차지한 데다 재보선에서도 새누리당이 경기권에서 압승을 거두는 등 남 지사가 탄탄대로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를 낳았다.
하지만 장남의 군내 폭행 문제와 이혼 등 잇따른 개인사가 터지면서 남 지사는 정치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남 지사는 아들의 폭행 및 성추문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17일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게다가 19일 육군 헌병대가 남 지사의 아들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군인권센터 등을 중심으로 특권층 ‘봐주기식 수사’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군 법원은 남 모 상병의 영장신청 기각에 대해 “피의자가 범행을 자백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범행 정도가 중하지 않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혼 문제도 향후 남 지사의 정치생활에 걸림돌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혼이 개인적 문제이긴 하나 ‘수신제가’ 덕목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연이은 악재에 대처하는 남 지사의 처신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남 지사는 11일 이혼하고 13일 아들 문제가 터진 뒤인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나혜석 거리에서 호프 한 잔하고 있습니다. 날씨도 신선하고 분위기 짱~입니다”라고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남 지사가 정치생명에 최대 고비를 맞은 것 같다”며 “가정사라고 해도 이번 일은 앞으로도 남 지사의 리더십에 큰 흉터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