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다음주(12월5일~9일)에도 소폭의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결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감산 합의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쳐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이탈리아의 정치적인 불확실성과 유럽중앙은행의 적극적인 대응 사이에서 국내증시의 좁은 박스권 행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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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 26일 로마에서 청중에게 개헌투표에 찬성표를 던져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
이탈리아는 4일 상원의원 수를 줄여 하원회의의 권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안 국민투표를 실시하는데 이 투표결과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한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부결되면 사임하기로 했는데 이탈리아 국민들이 오랜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개헌안에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렌치 총리가 물러날 경우 지지도 1위 정당인 ‘오성운동’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정당은 유로존 탈퇴를 국민투표로 결정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자칫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에 이어 ‘이탈렉시트’까지 일어날 수 있는 셈이다.
이탈리아의 은행들이 개헌투표 결과에 따라 자금부족이 더욱 심각해져 부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되면 유럽연합발 금융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의 국민투표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다”며 “이탈리아의 개헌투표 결과에 따라 이탈리아 은행 8곳이 부도날 수 있다는 전망이 국내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탈리아 개헌투표가 부결될 경우 유럽중앙은행에서 8일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관련된 파장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28일 한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가 부결될 경우 유럽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하는 양을 늘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탈리아 개헌투표가 부결될 경우 국내증시에 부정적 영향이 주초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며 “유럽중앙은행의 정책대응은 긍정적 요소이지만 부정적인 영향이 긍정적인 효과보다 더욱 강하게 나타나 증시의 상승을 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수출국기구가 최근 다음해 상반기까지 원유생산을 줄이기로 합의한 것도 증시의 추가적인 하락을 막을 수 있지만 상승 전환까지 불러오기는 힘들 것으로 점쳐졌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는 유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원유감산에 합의했다”며 “유가에 관련된 증시의 움직임은 다음해 1~2월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코스피지수는 다음주에 1950~201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2일 전날보다 13.14포인트(0.66%) 떨어진 1970.61로 거래를 끝냈다. 코스피지수는 이탈리아의 개헌투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심리가 커지면서 6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는 99억 원, 기관투자자는 39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23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12포인트(1.20%) 하락한 586.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1월 말 이후 처음으로 590선을 밑돌게 됐다.
코스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203억 원, 기관투자자는 16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388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