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업계에 충격을 가져다 준 중국의 ‘딥시크’ 개발 비용이 회사 측이 밝힌 600만 달러(약 87억 원)보다 훨씬 높은 5억 달러(약 7300억 원)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딥시크 측이 밝힌 비용은 사전 학습에 사용된 그래픽처리장치(GPU)만을 포함했고, 제품을 만들때 필요한 구매, 설치, 유지보수 등을 의미하는 TCO(Total Cost of Ownership)와 하드웨어 연구개발(R&D)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딥시크 고작 600만 달러로 개발? 미국 연구업체 "하드웨어 지출 5억 달러 이상이라고 확신"

▲ 미국 반도체 전문 연구업체 세미아날라시스는 31일 AI 시장에 충격을 안겨준 딥시크의 개발 비용이 회사가 밝힌 600만 달러보다 5배 이상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전문 연구업체 세미아날라시스는 31일 딥시크가 밝힌 개발 비용이 잘못된 것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중국 딥시크는 600만 달러라는 적은 비용으로 오픈AI가 1억 달러를 투자해 개발한 챗GPT-4와 유사한 성능을 내는 AI를 개발했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일각에서는 딥시크의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빅테크 기업들이 값비싼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대량으로 구매하지 않고도 AI 학습이 가능해져, AI 반도체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다만 세미아날라시스는 딥시크가 일부 비용만을 개발 비용으로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딥시크가 밝힌 600만 달러의 개발 비용은 사전 학습을 위한 GPU 비용이며, 총 비용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하드웨어 자체의 R&D 비용과 이외 TCO 주요 비용은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딥시크 하드웨어 지출은 5억 달러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새로운 아키텍처 혁신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이 개발한 클로드3.5 소넷 학습에는 수천만 달러가 투입됐는데, 만일 그것이 필요한 총 비용이라면 구글에서 수십억 달러, 아마존에서 수천억 달러를 조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오픈AI와 앤트로픽이 AI를 개발할 당시와 현재 딥시크가 활용한 AI 알고리즘에는 수준 차이가 존재한다. 과거 알고리즘으로 AI를 개발할 당시에는 비용이 더 많이 들었지만, 현재 수준의 알고리즘으로 개발한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이 투입됐다는 분석이다.

세미아날라시스에 따르면 알고리즘 발전은 연간 4배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필요한 컴퓨팅 역시 4배 가량 줄어들고 있다.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인 다리오는 "AI 알고리즘 발전에 따라 10배의 컴퓨팅 능력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챗GPT-4의 개발 비용을 분석하면 알고리즘 개선과 최적화로 챗GPT 학습 비용이 10배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체는 딥시크가 높은 수준의 알고리즘을 첫 개발에서 달성했다는 점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하며, 연말까지 학습 비용은 5배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