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딥시크(DeekSeek)가 새 대형언어모델(LLM)인 ‘R1’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증시에 파란이 일고 있다.
증권가는 향후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전략 수정을 요청하는 분위기다.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요약하면, 하드웨어주로부터 소프트웨어주로의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31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77%, 0.06% 하락마감했다.
이날 증시하락은 반도체주가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2.42%), SK하이닉스(-9.86%)는 물론 이오테크닉스(-9.41%), 퀄리타스반도체(-8.54%), 하나마이크론(-7.66%), HPSP(-7.56%), 한미반도체(-6.14%), 동진쎄미켐(-5.55%), DB하이텍(-4.71%) 등 주요 반도체주 주가가 대부분 크게 내렸다.
설 연휴 기간에 딥시크가 몰고온 충격을 이날 국내증시가 소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R1이 저성능 반도체와 더 적은 비용으로 서구권 최고 수준 LLM과 맞먹는 성능을 내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향후 AI 산업의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근 국내외 증시의 큰 흐름은 초고성능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관련주에 대한 투자였기 때문이다.
그 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엔비디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었으며 전력기기주 등도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수요에 힘입어 주가가 올랐다.
'딥시크 쇼크'는 거대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7일 약 17%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된 미국 나스닥지수의 경우 3.07% 하락마감했다.
나스닥과 엔비디아는 이후 주가를 일부 회복하기도 했지만 딥시크 충격 이전의 수준으론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딥시크의 등장이 'AI 열기의 종말'을 뜻하진 않는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오히려 중국의 자극으로 미국이 AI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냉전시대 군비경쟁과 같은 양상으로 흘러가 전세계적으로 AI 산업의 규모가 커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AI 산업의 투자가 국가적 경쟁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부회장이 언급했듯 AI 산업의 선점 효과에 대한 이점은 중대하며 미중간 패권 경쟁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의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딥시크 사건은 AI 산업의 투자가 단순 기업들이 아닌 국가적 차원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도 “저비용 고효율 AI 모델의 대두는 시장 수요를 더욱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이처럼 AI에 대한 열기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연관 투자 전략에는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엔비디아에 대한 비중축소를 권하는 의견이 점차 나오고 있다. AI 개발에 고성능 반도체가 필수적이진 않다는 사실이 R1의 사례를 통해 밝혀지면서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R1은 모두에게 공개된 소스라는 점에서 AI 시장 규모가 도리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엔비디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로 “끊임없이 신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출시하고 이를 AI 개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대량 구매함으로써 엔비디아가 고성장해왔다”며 “그러나 구형 저성능 GPU로 구현된 R1의 성공이 엔비디아의 성장 모델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딥시크 충격이 AI 인프라 구축 경쟁의 틀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여 엔비디아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며 “주식투자 측면에서는 기존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AI 투자와 관련해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전력기기 등 하드웨어주보다 앞으로는 보안 등 소프트웨어주가 주목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저비용 고효율로도 충분한 AI 성능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AI 확대와 상용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성능 안정화 등을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로 투자가 옮겨갈 것이란 전망에서다.
실제로 27일 딥시크 충격이 전해진 뒤 미국증시에선 데이터센터주(Vertiv), 전력기기주(Eaton), 원전주(Oklo) 등은 부진한 반면 보안주(CrowdStirke/Datadog), AI 프로그램주(SalesForce) 등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하락마감한 국내증시에서도 네이버(6.13%), 카카오(7.27%) 등 소프트웨어 주가가 간만에 크게 뛰기도 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의 도입이 활발해질 경우 소프트웨어 및 보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27일 충격 이후 엇갈린 하드웨어주와 소프트웨어주의 주가는 이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증권가는 향후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전략 수정을 요청하는 분위기다.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요약하면, 하드웨어주로부터 소프트웨어주로의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 딥시크의 등장으로 AI주 투자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증권가 의견이 나오고 있다.
31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77%, 0.06% 하락마감했다.
이날 증시하락은 반도체주가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2.42%), SK하이닉스(-9.86%)는 물론 이오테크닉스(-9.41%), 퀄리타스반도체(-8.54%), 하나마이크론(-7.66%), HPSP(-7.56%), 한미반도체(-6.14%), 동진쎄미켐(-5.55%), DB하이텍(-4.71%) 등 주요 반도체주 주가가 대부분 크게 내렸다.
설 연휴 기간에 딥시크가 몰고온 충격을 이날 국내증시가 소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R1이 저성능 반도체와 더 적은 비용으로 서구권 최고 수준 LLM과 맞먹는 성능을 내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향후 AI 산업의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최근 국내외 증시의 큰 흐름은 초고성능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관련주에 대한 투자였기 때문이다.
그 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엔비디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었으며 전력기기주 등도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수요에 힘입어 주가가 올랐다.
'딥시크 쇼크'는 거대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7일 약 17%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된 미국 나스닥지수의 경우 3.07% 하락마감했다.
나스닥과 엔비디아는 이후 주가를 일부 회복하기도 했지만 딥시크 충격 이전의 수준으론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딥시크의 등장이 'AI 열기의 종말'을 뜻하진 않는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오히려 중국의 자극으로 미국이 AI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냉전시대 군비경쟁과 같은 양상으로 흘러가 전세계적으로 AI 산업의 규모가 커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AI 산업의 투자가 국가적 경쟁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부회장이 언급했듯 AI 산업의 선점 효과에 대한 이점은 중대하며 미중간 패권 경쟁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의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딥시크 사건은 AI 산업의 투자가 단순 기업들이 아닌 국가적 차원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도 “저비용 고효율 AI 모델의 대두는 시장 수요를 더욱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이처럼 AI에 대한 열기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연관 투자 전략에는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엔비디아에 대한 비중축소를 권하는 의견이 점차 나오고 있다. AI 개발에 고성능 반도체가 필수적이진 않다는 사실이 R1의 사례를 통해 밝혀지면서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R1은 모두에게 공개된 소스라는 점에서 AI 시장 규모가 도리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엔비디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로 “끊임없이 신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출시하고 이를 AI 개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대량 구매함으로써 엔비디아가 고성장해왔다”며 “그러나 구형 저성능 GPU로 구현된 R1의 성공이 엔비디아의 성장 모델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라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딥시크 충격이 AI 인프라 구축 경쟁의 틀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여 엔비디아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며 “주식투자 측면에서는 기존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향후 AI주 투자에서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31일 국내증시서도 네이버, 카카오 주가가 뛰었다.
따라서 AI 투자와 관련해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전력기기 등 하드웨어주보다 앞으로는 보안 등 소프트웨어주가 주목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저비용 고효율로도 충분한 AI 성능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AI 확대와 상용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성능 안정화 등을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로 투자가 옮겨갈 것이란 전망에서다.
실제로 27일 딥시크 충격이 전해진 뒤 미국증시에선 데이터센터주(Vertiv), 전력기기주(Eaton), 원전주(Oklo) 등은 부진한 반면 보안주(CrowdStirke/Datadog), AI 프로그램주(SalesForce) 등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하락마감한 국내증시에서도 네이버(6.13%), 카카오(7.27%) 등 소프트웨어 주가가 간만에 크게 뛰기도 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의 도입이 활발해질 경우 소프트웨어 및 보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27일 충격 이후 엇갈린 하드웨어주와 소프트웨어주의 주가는 이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