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이앤씨가 조 단위 규모의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사업 시공사에 선정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경쟁이 격화된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지난해 1위 현대건설을 넘어 사상 첫 선두를 향한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포스코이앤씨 '조 단위'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수주 총력전, 정희민 선두경쟁 잰걸음

▲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3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남 은행 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2월16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하는데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이 맞붙는다.

두 건설사는 모두 조합에 상대방의 입찰 자격을 박탈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낼 정도로 경쟁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조합은 두 건설사 모두에 과열 경쟁을 경고하며 입찰 일정에는 차질이 없도록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조 단위’인 이번 재건축의 높은 사업성이 두 건설사를 과열 경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총 은행 주공아파트 재건축 공사비는 1조2천억 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은행 주공아파트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남한산성역 가까이에 위치한 약 2천 가구 규모 대단지로 재건축을 통해 3200가구 가량으로 탈바꿈한다. 용적률 116%에 그치는 곳이 250% 가량으로 다시 태어나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과거 2018년 첫 입찰이 펼쳐질 때 성남을 넘어 수도권 재건축 최대어로도 꼽혔다. 당시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따냈다.

다만 그뒤 공사비가 급등한 영향에 조합과 컨소시엄 사이 갈등이 불거졌고 지난해 4월 계약은 결국 해지됐다.

그 뒤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재입찰에서는 두산건설이 홀로 참여해 수의계약도 전망됐다. 그러나 포스코이앤씨가 3차 입찰에 발을 들이면서 경쟁이 본격화됐다.

포스코이앤씨는 규모나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난해 기준 포스코이앤씨가 7위, 두산건설이 32위다.

두산건설은 다만 공사 비용 측면에서 포스코이앤씨 대비 장점을 지니고 있다. 두산건설은 3.3㎡당 공사비 635만 원, 포스코이앤씨는 698만 원을 제시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으로선 올해 취임 뒤 첫 조 단위 도시정비 수주전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따내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경쟁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 주공아파트 재건축이 지니는 중요성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사는 최근 건설경기 침체에 미분양 위험을 떠안지 않아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도시정비사업에 공을 들이는 추세다. 건설업계에서는 도시정비사업 시장 규모가 지난해 50조 원에서 올해 70조 원까지도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조 단위'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수주 총력전, 정희민 선두경쟁 잰걸음

▲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에서 매년 최대 수주 실적을 갈아치웠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도시정비사업에서 해마다 최대 수주 실적을 새로 썼고 2023년부터는 건설업계 2위로 올라섰다.

다만 1위 현대건설과 수주실적 격차는 지난해 기준 1조3천억 원 가량으로 2023년(100억 원 가량)보다 더욱 벌어졌다.

다만 정 사장으로서는 1위 현대건설을 넘어서는 일뿐 아니라 다른 대형 건설사의 부상도 의식해야 한다. 

삼성물산은 올해 초 서울 한남4구역에서 현대건설을 제치고 1조5천억 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GS건설은 서울 중랑 중화5구역과 부산 수영1구역에서 모두 1조3천억 원 가량의 일감을 따냈다.

정 사장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에서 대형 건설사 위주로 경쟁이 펼쳐지는 만큼 공사비와 같은 정량적 요인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같은 정성적 요인도 날이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어서다.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급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 출범 시점이 다른 건설사 대비 늦은 2022년 7월이었던 만큼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켜야 할 필요성도 크다.

주택전문가로 꼽히는 정 사장으로서는 13년 만의 배출된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만큼 연초 도시정비 수주를 이어가며 내부 분위기를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 재무·전략 전문가로 그룹 주력사인 포스코에서 잔뼈가 굵은 전임 대표 전중선 사장은 취임 뒤 단 10달 만에 물러났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서울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과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등 한강과 강남 같은 서울 핵심지역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신년사에서 “안전과 품질 최우선 문화를 정착시키고 고품질 시공을 통해 고객에 신뢰받는 브랜드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 집중 공략으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