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환경 정책 철회에 저항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공동전선 움직임도

▲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왼쪽)가 2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후정책에서 연이어 후퇴하고 있다. 이에 진보 성향의 주지사가 있는 미국 주들이 법적 조치 및 협의체 결성 등을 통해 연방정부 정책에 '저항'하고 나섰다.

특히 캘리포니아주는 주지사가 나서 연방정부와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한 대항전선의 중심에 서고 있다.

30일(현지시각) 가디언에 따르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미국 연방정부와 벌이는 법적 분쟁에 사용할 예산으로 5천만 달러(약 727억 원)를 편성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때 지역 내 기후정책 존폐 여부를 두고 123건에 달하는 소송에 얽혀들어간 적이 있다.

뉴섬 주지사는 공식성명을 통해 "캘리포니아의 자유가 공격받는다면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캘리포니아는 이미 전에도 한 번 같은 도전을 맞이한 바 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정책 후퇴에 반대해 기후정책 추진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인물이다.

2019년에 처음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취임했으며 같은 해 '미국 기후동맹' 공동의장에 올라 유엔(UN) 기후행동 정상회담에도 참석했다.

미국 민주당에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로 화석연료와 관련해서는 석유 수압파쇄법 사용 중단과 채굴량 감축 등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과정에서 수압파쇄법 사용 규제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되기도 했다.

주지사에 취임한 뒤에는 캘리포니아주 석유, 가스, 지열 자원 관리 부서를 개편했으며 2045년까지 모든 석유 채굴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 확대, 수압파쇄법 활용 장려 등을 내세워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과는 명확하게 대비되는 성향을 가진 정치인인 셈이다.

실제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정부가 사전에 예고한 대로 기후정책을 연이어 폐지하자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친환경 정책 철회에 저항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공동전선 움직임도

▲ 케이시 호철 뉴욕주지사. <연합뉴스>

3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 주 동안 '파리협정 탈퇴' 등 친환경 및 기후정책을 약 70여 건 폐지했다. 파리협정은 세계 각국이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자고 결의한 조약이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공식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과학적인 사실을 믿지 않을 거면 최소한 당신의 눈이라도 믿어라"고 비판했다.

허리케인 밀튼, 로스앤젤레스 대화재 등 미국 국내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연재해에 기후변화 영향이 있는 것을 부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뉴섬(Newsom)은 새로운 쓰레기(New scum)에 불과하다"며 "로스앤젤레스 화재 원인에 관한 가짜정보나 퍼뜨리고 있다"고 맞섰다.

한편 다른 진보 성향 주지사들도 연방정부와 대립하는 캘리포니아주에 동참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앞서 21일 뉴욕주는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기로 한 연방정부 결정에 불복하고 주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파리협정을 계속 준수해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캘리포니아주, 로드아일랜드주, 메인주, 매사추세츠주 등 다른 민주당 성향 주들도 같은 결정을 내리고 공동 행동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케이시 호철 뉴욕주지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보낸 서한을 통해 "우리 주와 지방 정부들은 헌법에 따라 기후 해결책을 진보시키기 위한 광범위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연방정부가 바뀐다 해도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