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뒷걸음질하는 실적을 회복하기 위한 방책으로 올해 인공지능(AI)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홍 사장은 AI 서비스 고도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 비핵심 사업 정리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유플러스 수익 뒷걸음에 사업 '선택과 집중' 속도, 홍범식 AI 전환 '올인'

▲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사진)은 올해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인공지능(AI) 사업 전환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LG유플러스 >


21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유플러스는 상반기 안으로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의 이용자를 100만 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익시오는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AI 통화 서비스로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 등을 온디바이스 환경에 제공한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1월 익시오를 처음 선보이면서 향후 1년 내 1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던 것과 비교하면 목표 달성 시기가 최대 반년 가량 앞당겨진 셈이다.

현재 30만 명 가량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늘리기 위해 현재 애플 아이폰에만 탑재한 익시오를 오는 2월 국내 출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S25 시리즈를 시작으로 갤럭시 주요 기종으로 확대 탑재한다.

회사는 올해 안에 무료로 제공되는 익시오 일부 기능을 유료화해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도 세워두고 있다.

최윤호 AI에이전트 추진그룹장(상무)은 올해 1월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취재진들에 이같은 계획을 소개하면서, 익시오의 기능을 빅테크와 협업을 통해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최 그룹장이)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실제 사업 측면에서 어떻게 추진될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대표 AI 서비스인 익시오 수익화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것은 다소 부진한 실적 흐름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지난 20일 회사는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4조6252억 원, 영업이익 8631억 원, 순이익 3529억 원을 각각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1.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3.5%, 순이익은 44.0% 각각 줄었다.  

회사는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자회사인 LG헬로비전의 부진한 실적이 영향이 컸다고 설명을 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AI과 같은 신사업 성과 부진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강점이었던 성장성과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AI, 콘텐츠, 구독사업 등 신규 사업의 성과도 부진해 실적 성장을 저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회사 신임 대표이사에 오른 홍 사장은 AI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홍 사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AI 기술이 곳곳에 확산되면서 고객 경험의 모든 여정에서 초개인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생태계를 구성해 경쟁사들이 넘보지 못하는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익시오와 같은 기업과 소비자간(B2C) AI 서비스뿐 아니라 AI을 기반으로 한 기업간(B2B)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11월 사장에 선임된 다음 날인 22일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발표하며 AI데이터센터(AIDC)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해마다 7~9% 이상의 인터넷데이터센터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회사는 오는 2028년까지 AI 사업에 최대 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수익 뒷걸음에 사업 '선택과 집중' 속도, 홍범식 AI 전환 '올인'

▲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은 인공지능(AI) 사업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올해 최우선 추진 과제로 꼽았다. <연합뉴스>


홍 사장은 AI 사업 전환에 주력하기 위해 수익이 되지 않는 비핵심 사업들은 과감히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올해 2월 초등학생 홈스쿨링 서비스인 ‘유플러스 초등나라’의 운영을 종료하고, 3월에는 ‘U+가족지킴이’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기존 이용자가 없는 서비스들을 종료하는 수순에 있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통신기술과 기업전략 전문가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직접 챙긴 핵심 인사로 꼽힌다.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 등을 역임하고 2019년 LG에 합류해 LG 경영전략부문장으로 그룹 성장 동력 발굴과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 미래 사업 전략 컨트롤타워 역할 등을 수행했다. 

2022년부터는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았고, 2024년 11월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