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경영정상화 이후 분할매각을 준비하는 것인가?
정 사장이 1일 대우조선해양의 사업본부를 선박과 해양, 특수선 등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책임경영을 도입하면서 앞으로 추진될 매각과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
|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
각 사업본부가 독자적인 생존력을 갖추게 되면 분사를 추진할 수도 있고 분리매각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재경과 관리, 설계, 생산, 영업, 생산지원, 특수선(방산)사업 등 7개 본부를 둬 기능별로 짜여져 있었다. 그러나 선박과 해양, 특수선 등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재편하고 재경과 관리를 별도로 두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기능별로 조직을 운영하다 보니 선박과 해양, 특수선 등의 사업을 지원하는데 중복되는 부분이 많았다”며 “사업별로 조직을 재편하면 각 사업부의 특성에 맞게 조직을 관리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이 경영정상화 이후 조기에 분리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포석의 성격이 짙다는 시각도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1월 초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 조선사를 빅2 체제로 만드는 것이 중국기업들과 경쟁하는데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을 정상화한 뒤 상품가치를 높여서 빅2로 가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이 대우조선해양의 덩치를 감안할 때 인수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을 사업부별로 분리해 경영정상화의 궤도에 올려놓고 매각이 추진되다면 다른 조선사들이 인수에 나서도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정 사장은 특수선부문을 자회사로 분할한 뒤 상장을 추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다 선박과 해양까지 모두 독자체제를 갖추게 될 경우 매각을 추진하는데 훨씬 좋은 여건이 갖춰지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의 사업부제 도입이 현대중공업의 분사과정과 비슷한 점도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말에 조선과 해양, 플랜트, 선박영업 등 주력사업뿐 아니라 엔진기계와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등 비주력사업까지 모두 사업본부별로 대표를 선임해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다. 그 뒤 2년 동안의 시간이 흐르고 최근 비조선사업부의 분사를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유조선(탱커)부문에,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부문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두 회사가 대우조선해양의 선박부문과 해양사업부분을 나눠서 인수할 길도 열린 셈이다.
산업은행은 2018년까지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기로 방침을 세워놓았다. 대우조선해양의 사업부 도입이 산업은행에서 정해놓은 매각시점과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도 크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사업본부제 도입은 경영정상화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일 뿐 분리매각을 염두에 둔 것은 결코 아니다”며 “현 시점에서 사업부 분사 등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