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애플페이가 국내 카드업계의 시장점유율을 뒤흔들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 카드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최근 제기됐다. 여기에 이용자들이 아쉬워하던 교통카드 기능의 추가를, 애플페이가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전망이 가세한다. 
 
1%도 안 움직인다는 카드 시장점유율, 애플페이가 또 한번 흔들 수 있을까

▲ 애플페이가 다시 한 번 카드업계 순위 변동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애플페이가 다시 한 번 카드업계의 '게임체인저' 로 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일 카드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애플페이의 서비스 범위 확대 여부가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애플페이에 모바일 교통카드 기능이 추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애플코리아가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다.

윤영희 서울시의원은 지난 7일 애플코리아에 보낸 공문을 통해 아이폰 기기에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 지하철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태그리스 시스템'을 염두에 둔 요청이다. 태그리스 시스템은 지하철 이용객이 승하차 때 핸드폰을 가지고 개찰구를 통과하면 요금이 결제되는 방식이다.  

이에 애플코리아는 “현재 협력사와 논의하고 있으며 (교통카드 연동된 애플페이를) 한국에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카드 기능 도입은 애플페이 도입 뒤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지적된 부분이다. 2023년 11월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서 실시한 ‘애플페이에 추가됐으면 하는 기능’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41.9%가 ‘교통카드 기능’을 꼽았다.

이와 함께 카드업계에서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머지않아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번에 협업카드사가 늘어나면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와 손잡고 2023년 3년 국내에 상륙한 뒤 첫 사례가 된다.

애플페이가 다시 한 번 국내 카드업계 시장점유율 순위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애플페이는 큰 순위 변동 없이 정적이던 카드업계에 변화를 일으킨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국내 유일 애플페이 도입 카드사인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 뒤 국내외 시장점유율 상승을 경험했다.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국내외 개인 신용판매 기준)은 애플페이를 도입한 2023년 3월(연간누계 이용액 기준) 17.59%였다. 같은 해 6월 17.96%, 9월 18.10%, 12월 18.39%가 됐다.

2024년 11월 기준으로는 19.23%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순위도 2023년 3월 3위에서 2024년 11월 기준 2위로 한 계단 올랐다.

국내 카드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를 움직이기도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다.

해외이용금액 시장점유율에서는 현대카드가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2024년 11월(연간누계 이용액 기준) 현대카드의 해외이용금액 시장점유율은 25.06%다. 삼성카드 18.23% 신한카드 17.27% 등이 뒤를 잇는다.
 
1%도 안 움직인다는 카드 시장점유율, 애플페이가 또 한번 흔들 수 있을까

▲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페이 도입 차기 주자로 언급되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에도 같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KB국민카드는 현재 시장점유율 4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애플페이로 간편결제 시장 경쟁력을 높여 점유율 확대를 꾀할 수 있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애플페이를 도입하면 업계 1위 지위를 공고히 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현재 카드업계 점유율과 순이익에서 모두 선두에 있는 업계 1위사다. 다만 2~3위사와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상황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다시 선두로 치고 나갈 기회가 될 수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한다면 현대카드 사례보다 더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해외이용특화 카드인 ‘트래블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은 트래블카드를 중심으로 해외결제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애플페이가 해외이용 부문에서 특히 강점을 가지는 점을 고려하면 두 카드사가 경쟁력을 한 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애플페이 도입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는 중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서는 확인되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 역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