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장비 공급업체 중국 화웨이와 연관 의혹, 상무부와 FBI 조사 나서

▲ 미국 전역에 통신장비를 공급하는 업체 바이셀스가 중국 정부 및 화웨이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바이셀스 통신장비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에 통신장비를 공급하는 업체가 중국 화웨이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미 연방수사국(FBI) 및 상무부가 이와 관련해 조사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사이버공격 및 정보유출 가능성을 이유로 들어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했는데 중대한 허점이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는 17일 자체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화웨이 출신 임원이 설립한 미국 통신장비 공급업체 바이셀스가 FBI와 상무부 조사 대상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2015년 북미시장에 처음 진출한 바이셀스는 미국 전역에 설치되는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FBI는 다수의 바이셀스 출신 직원들과 전직 정부 관계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바이셀스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미국 국방부도 최근 바이셀스를 중국 인민군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받는 기업 목록에 추가했다.

로이터는 화웨이와 ZTE 통신장비가 미국에서 금지된 이후에도 중국 정부가 통신장비를 활용해 미국을 도청하고 있다는 의혹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통신장비를 이용해 원격으로 민감한 정보를 취득하거나 통신망을 해킹해 사이버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바이셀스가 공급하는 통신장비는 이론적으로 통신망에서 오가는 데이터를 입수하거나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하는 데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이와 관련해 명확한 증거는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셀스는 2014년 화웨이 전직 임원이 설립한 기업이다. 이후 약 60명의 화웨이 출신 직원도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바이셀스가 화웨이나 중국 정부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일각에서 나온다. 미국에서 화웨이 통신장비가 금지된 데 따라 중국에 우회경로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바이셀스는 로이터에 “화웨이와 사업적으로 연관을 맺은 적은 한 번도 없다”며 “화웨이 출신 직원은 전체 임직원 수와 비교해 극소수에 그친다”고 전했다.

현재 바이셀스가 중국 모회사에서 완전히 독립한 미국 법인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혹도 남아 있다.

바이셀스는 미국에 공급하는 통신장비가 중국이 아닌 대만에서 생산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가 분석한 문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생산된 장비의 약 92%는 중국 또는 홍콩에서 제조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상무부와 FBI가 바이셀스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혐의점을 발견한다면 중국산 통신장비 또는 관련 기업을 향한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