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로보택시' 협력사로 현대차 부상, 미국의 중국 커넥티드카 규제 수혜

▲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을 찾은 관람객이 웨이모 로보택시용 지커 RT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바이든 정부가 중국산 커넥티드카 수입 및 판매 금지 규제를 확정함에 따라 현대차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구글 웨이모가 중국 브랜드 지커 차량을 계속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대차 쪽에 기회가 생긴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구글 웨이모에 자율주행 무인 차량호출 서비스 ‘로보택시’용 전기차를 위탁생산해 공급을 앞두고 있다.

14일(현지시각) IT전문매체 더버지는 “구글 웨이모가 이번 바이든 정부 커넥티드카 수입 또는 판매 금지 영향권에 있다”고 짚었다. 

미국 산업안전국(BIS)은 이날 중국 커넥티드카(이동통신이 가능한 차량)에 미국 내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하는 규정 도입을 최종 확정했다. 

중국 기술이 들어간 커넥티드카가 미국 내에서 주행하면 안보 관련 정보를 몰래 수집하거나 중국에서 차량을 원격 조종할 수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이번 조치에 따라 중국이나 러시아 기업과 연관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탑재한 커넥티드카는 각각 2027년형 및 2030년형 모델부터 미국 판매와 수입이 막힌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 웨이모가 중국 지리자동차 계열사 지커 차량을 미국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로 활용하려 해 정부 규제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웨이모는 미니밴 형태인 지커 RT 차량에 기반한 로보택시를 올해 연말부터 미국에 본격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웨이모가 지커 차량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 사 중국 업체를 선택했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웨이모는 지난해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지커 차량으로 로보택시 시범 주행도 시행했다. 

웨이모는 지커 차량이 중국과 연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업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 웨이모는 미국 로보택시 시장 선두주자로 꼽힌다.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오스틴 등에 로보택시 유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플로리다까지 사업 확장을 노리지만 이번 정부 규제로 새로운 걸림돌을 만난 셈이다.  
 
구글 '로보택시' 협력사로 현대차 부상, 미국의 중국 커넥티드카 규제 수혜

▲ 현대차 아이오닉5에 웨이모 자율주행 시스템을 합성한 홍보용 이미지. <웨이모>

이는 웨이모에 대한 현대차의 존재감을 더욱 커질 공산이 커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웨이모 로보택시 전용 전기차를 위탁생산해 공급하는 다년간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에서 웨이모에 납품하는 차량을 생산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또한 2024년 3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현대차와 파트너십을 통해 더 많은 자율주행차를 제공하겠다”고 언급했다. 

구글 CEO가 현대차를 직접 거론한 만큼 앞으로 로보택시 핵심 협력사로서 중요도가 커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더구나 트럼프 차기 정부도 대 중국 압박을 더할 것으로 보여 바이든 정부에서 통과된 커넥티드카 관련 규제가 철회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아시아는 “트럼프 당선인도 중국 자동차 수입을 중단하고 싶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는 출범 뒤 자율주행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웨이모 로보택시 사업을 지원할 가능성도 고개를 든다. 

테케드라 마와카나 웨이모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소비자 가전 박람회(CES) 기조 연설을 통해 “트럼프 차기 정부도 자율주행 기업과 협력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결국 미국 내 로보택시 사업 확대를 준비하는 웨이모에게 커넥티드카 규제 영향권인 지커보다 현대차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대차에게도 중국산 부품 및 소프트웨어 공급망 탈피는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소속된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이번 커넥티드카 규제 확정에 “공급망을 바꾸는 작업은 하루 아침에 마무리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