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맨 오른쪽)가 2020년 5월20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플리커>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과 밀접한 실리콘밸리 전문가 위주로 부처가 꾸려져 잠재력이 크다는 시각이 나온다. 하지만 연방 정부 전체를 다루기엔 한계도 분명하다는 관측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상황을 잘 아는 12명 취재원의 말을 종합해 “정부효율부는 공동 수장인 일론 머스크와 관련한 직원을 연방정부 다수 기관에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연방정부 기관당 직원을 두 명씩 배치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계획도 전했다. 정부효율부가 이들을 통해 각 부처별 불필요한 비용 절감에 나선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효율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규제 완화와 연방 지출 감소를 위해 차기 정부에 설립하려는 기관이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인수한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에서 시행했던 비용 절감 전략이 본보기가 됐다. 이에 일론 머스크는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이 기관 공동 수장에 지목됐다.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던 기관이라 정식 부처로 들일지 아니면 외부 자문기관처럼 운영할지 형태와 역할이 불분명했는데 이번 보도를 통해 구체적 윤곽이 드러난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정부효율부가 어떻게 운영될지 구체적 그림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에 ‘황금인맥’으로 불리는 여러 억만장자, 기술 전문가 등이 보수 없이 사실상 자원봉사 형태로 부서 운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점쳐졌다.
참가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관에 배치된다고 한다. 장기적으로는 정부효율부와 연계된 씽크탱크 설립 가능성도 거론됐다.
뉴욕타임스는 “정부효율부는 일론 머스크를 따르는 사람들이 모인 일련의 브랜드 형태로 작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국 군인들이 오는 20일 미국 수도 워싱턴 D.C.국회의사당에서 열릴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12일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이끌 정부효율부는 2조 달러의 연방 지출을 삭감할 목표를 세웠다. 이는 미국 2025회계연도 예산 규모인 7조3천억 달러에 27.4% 이르는 수준이다.
다만 정부효율부에 예산을 직접 삭감하는 권한은 부여되지 않는다. 대신 의회와 정부 기관에 예산 절약 방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에 머스크가 확보한 인맥이 연방 기관에 6개월 동안 파견되어 정부 운영을 검토하고 비용 절감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머스크와 라마스와미가 약속한 대로 연방 예산에서 2조 달러 절감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사회보장제도나 메디케어와 같은 주요 복지 프로그램의 예산 삭감 없이 정부효율부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당을 점한 공화당이 복지 프로그램 예산을 삭감하지 않겠다고 일단 못박아 정부효율부 목표 달성이 여의치 않다는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일론 머스크 또한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정부효율부의 당초 목표였던 2조 달러 지출 삭감을 1조 달러로 낮춰 잡았다.
예산 전문가 다수도 뉴욕타임스를 통해 “정부효율부의 비용 절감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이라고 의견을 냈다.
일각에서 정부효율부를 미국 재정 문제의 희망으로 여기며 기대를 높이지만, 실제 성과는 연방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와 기능 간소화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효율부를 출범시키는 과감한 선택이 미국 정부에 ‘혁신’이 될지 아니면 ‘실패’에 그칠지 1~2년 이내에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