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2024년 10월30일 런던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청중을 바라보고 있다. 유튜브 공식 계정 영상에서 갈무리. < 오픈AI >
트럼프 당선인이 인공지능 규제 완화와 데이터센터 설립 등 공약을 이행하면 오픈AI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블룸버그, CNBC,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 사업의 라이벌인 일론 머스크의 트럼프 차기 정부 참여에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샘 올트먼 CEO는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정부 들어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공지능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면 기술 발전과 수익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구상을 드러냈다.
일론 머스크와 관계도 “나쁘게 헤어진 적 없다”고 언급했다.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는 2016년 오픈AI를 공동 설립했지만 머스크가 2018년 회사를 떠났다.
이후 머스크는 xAI를 따로 세우고 챗GPT 경쟁작인 인공지능 챗봇 그록을 내놓았다. 올트먼이 최근 일론 머스크와 사이에 이어진 법적 분쟁에도 한층 누그러진 목소리를 낸 셈이다.
일론 머스크는 오픈AI 경영진이 비영리법인을 탈피하려 해 회사 설립 계약을 위반했다는 주장에 근거해 샘 올트먼에 소송을 걸었다. 올트먼을 ‘사기꾼’이라고 부르며 깎아내리기도 했다.
올트먼과 소송과 신경전 등 대립각을 세운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에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발탁돼 오픈AI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으로 인공지능 관련 미국 정부 사업에서 오픈AI가 소외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샘 올트먼은 오히려 머스크의 존재로 트럼프 정부에서 인공지능 사업 기회가 늘 것이라는 구상을 그리는 모양새다.
샘 올트먼은 “머스크가 트럼프 차기 정부에서 자신의 정치적 권력을 남용해 경쟁자를 괴롭힐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24년 10월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 유세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벤처캐피탈 세콰이어캐피탈은 “오픈AI는 강력한 브랜드를 발판 삼아 2025년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차기 정부에서 기존의 시장 예상과 달리 정책적 수혜를 입는다면 인공지능 선두 기업으로 자리를 확고히 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트럼프는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립 가속화를 내세웠던 만큼 오픈AI에도 정책 수혜가 퍼질 공산이 크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는 인공지능 연산에 필요한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립에 200억 달러(약 29조770억 원) 규모의 외국인 자본투자 계획을 마련했다.
임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인공지능 산업 인프라 자금을 끌어오려는 것이다.
트럼프 차기 정부에서 인공지능 관련 규제 철폐가 이뤄지거나 연방 법률이 정비돼 오픈AI가 기술 관련 정책 대응에 수월해질 수도 있다.
트럼프가 에너지 인프라 개선도 공언했던 만큼 핵융합 에너지 승인을 내줘서 오픈AI가 적은 비용으로 전력을 충당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그려진다.
샘 올트먼은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에 2021년 3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트럼프 차기 정부가 중국과 첨단 기술 경쟁을 염두해 인공지능 인프라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망도 나온다.
과거 오픈AI에서 전략을 주도하던 인물인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기고한 논평에서 나온 전망이라 샘 올트먼이 사업전략을 마련하는데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샘 올트먼이 일론 머스크와 개인적 악연과 별개로 미국 새 정부에서 인공지능 인프라 및 제도 구축을 기회삼아 오픈AI를 성장시킬 가능성이 고개를 든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애피언의 매트 칼킨스 CEO는 “트럼프와 머스크 관계는 미국 전체 AI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