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밸류업 본격화를 뒷받침할 재무라인 구축을 마쳤다.

양 회장은 주로 부사장, 전무급이 맡았던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1970년대생 나상록 상무를 앉혔다. 나상록 상무와 손발을 맞출 재무기획부장에도 젊은 피인 최영철 시너지추진부장을 배치해 세대교체에 힘을 실었다.
 
KB금융 나상록 최영철 차세대 재무라인 구축, 양종희 밸류업 전략 뒷받침한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젊은 임원을 과감히 발탁해 재무라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10일 KB금융에 따르면 전날 지주와 은행의 부서장급 인사를 마지막으로 2025년도 굵직한 조직정비가 마무리됐다. 

KB금융지주 재무부문 조직은 나상록 총괄 아래 최영철 재무기획부장, 문복기 회계부장으로 꾸려졌다.

KB금융은 금융권에서도 특히 재무라인을 중용하는 경향이 강한 그룹으로 꼽힌다. 이에 해마다 연말연초 인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비롯한 재무부문 인력배치가 그룹 안팎의 관심을 받는다.

특히 올해는 양종희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색깔을 드러내는 취임 2년차인데다 금리·외환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환경 악화, 밸류업의 본격적 이행 등으로 자본관리가 금융지주의 최대 경영과제로 떠올랐다.

애초부터 그룹의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재무라인이지만 더욱 존재감이 커질 상황에 놓인 셈이다.

나상록 KB금융지주 재무총괄은 상무 직급으로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오르면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KB금융지주 CFO는 대대로 국민은행 재무관리본부장을 비롯해 지주와 은행에서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부사장, 전무급이 맡아왔다. 2017년 당시 재무기획부장이었던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이 상무로 승진하면서 1년 동안 CFO 직무대리를 겸임한 것을 제외하면 상무급 CFO는 없었다.

나 상무는 1972년생으로 이전 CFO들과 비교해 나이도 젊은 편이다. 

나 상무 전임자로 2024년 지주 CFO를 지낸 김재관 현재 KB국민카드 대표는 1968년생이다. 최근 5년 KB금융지주 CFO를 지낸 김기환 전 KB손해보험 대표(1963년생), 이환주 KB국민은행 행장(1964년생), 서영호 전 KB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1966년생) 등도 모두 1960년대생이다.
 
KB금융 나상록 최영철 차세대 재무라인 구축, 양종희 밸류업 전략 뒷받침한다

▲ 나상록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상무.


나 상무는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 팀장, 국민은행 성수역종합금융센터 지점장 등을 거쳐 2020년부터 지주 재무기획부장을 맡았다.

경력의 대부분을 지주 재무기획부서에서 쌓아와 그룹 내부 살림을 잘 파악하고 있는 재무 전문가로 평가된다.

나상록 상무의 자리를 채운 최영철 재무기획부장은 1978년생이다. 

최 부장은 2024년 KB금융지주 전략담당본부 산하 시너지추진부장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부서장급 인사에 이름을 올렸다. 최 부장은 임원진은 아니지만 CFO를 보좌하면서 그룹 재무관리 실무를 담당한다.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은 CFO와 마찬가지로 그룹 계열사 이사회 비상임이사로 활동한다. 

앞서 나상록 상무도 재무기획부장 시절 KB캐피탈과 KB인베스트먼트 비상임이사를 겸직하면서 그룹 전체의 경영현안을 조율하고 재무지표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양 회장은 지난해 정부의 밸류업 공시 프로그램에 따라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한 뒤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밸류업의 실행을 강조했다.

양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KB금융은 2025년 주주환원 강화, 자본비율 관리,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제고를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며 “주주-시장-고객-사회에 더 높은 가치를 돌려줄 수 있도록 효율과 혁신을 통해 KB의 체력을 더 탄탄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6일 주요 해외투자자에 보낸 친필서한에서도 밸류업 이행을 강조하면서 자본관리를 통한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앞서 2024년 11월 주주간담회에서도 밸류업 환경에 맞춘 경영관리 시스템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KB금융 밸류업의 핵심은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자본에 상응하는 금액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자본효율성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며 “올해도 모든 사업 추진에 효율적으로 자본을 배분하고 위험가중자산이익율(RoRWA) 관리 중심의 성장 전략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