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 감세 등 세제 개혁을 자국 제조기업 중심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들은 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0일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의 세제 개혁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기 행정부 당시 추진한 ‘세금감면 및 일자리법(TCJA)’의 연장 및 연방 법인세 인하 등을 뼈대로 한 세제 개편을 통해 제조업 투자 활성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협회 "트럼프 미국 제조업 위해 감세 전망, 미국 투자 기업은 주목해야"

▲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0일 미국 트럼프 정부가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감세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함에 따라 세제 개혁 추진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기간 공약으로 내세웠던 연방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0%로 1%포인트 인하하고, 미국 내 제조기업은 최대 15%까지 추가 인하하는 감세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 내 제조로 판단하는 기준이 트럼프 1기 당시 TCJA 제정으로 폐지되었던 ‘국내생산소득공제(DPAD)’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될 뿐,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기업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DPAD는 미국에서 생산, 건설,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에 최대 9%의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제도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법인세 인하와 함께 추진될 TCJA 개편도 보너스 감가상각 등과 같은 기존 감세 혜택이 연장 혹은 영구화될 방향으로 이루어질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당초 TCJA는 트럼프 1기 당시 장기적 재정 목표를 저해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예산조정절차를 활용해 통과되었기에 상당수 감세 조항이 일몰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재집권으로 일몰 전 추가 연장 혹은 영구 정책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 공화당 의원이 재정적자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 상임위 구성이 1기 때와는 다르기 때문에 개정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세와 글로벌 최저한세의 미국 내 입법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공화당이 디지털세 도입이 조세주권 포기와 미국 기업 차별이라며 반대의견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대신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국제조세 관련 독자적 세제 개편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지난 10년 동안 140여 개국이 참여한 국제조세 협력 체계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강금윤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하며 트럼프 감세 공약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은 아직 구체적 방향성이 나오지 않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정책의 불확실성을 일부 경감해줄 수 있어 미국 내 기투자 기업뿐만 아니라 향후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도 사업전략 수립 시 세제 개편을 면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