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가 선택한 K뷰티, 코스맥스 중소브랜드 해외 진출 등용문 부각

▲ 2023년 6월 코스맥스 판교사옥에서 열린 로레알-코스맥스그룹 업무협약식에서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앞줄 왼쪽)과 바바라 라베르노스 로레알그룹 연구혁신 및 기술부문 수석 부사장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스맥스>

[비즈니스포스트] 코스맥스가 중소 K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눈여겨보는 국내 화장품기업들의 숨은 조력자가 알고 보면 코스맥스와 같은 국내 제조자설계생산(ODM) 회사들인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맥스가 단순히 제조에 머무르지 않고 국내 중소 브랜드들을 세계 무대로 이끄는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따라나오는 이유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소 브랜드에게 코스맥스와 같은 대형 ODM 기업은 해외 진출을 위해 거쳐야할 필수 관문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뷰티기업 로레알그룹은 스위스 유통그룹 미그로스를 인수했다. 미그로스는 자회사인 고운세상코스메틱을 통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를 보유하고 있다. 닥터지는 코스맥스의 고객기업 가운데 한 곳이다.

코스맥스의 고객기업이 로레알그룹에 인수된 사례는 또 있다.

로레알은 2018년에도 스타일난다가 운영하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 ‘3CE’의 지분 100%를 약 6천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 닥터지 인수는 로레알의 두 번째 K뷰티 기업 인수 사례이면서 코스맥스의 고객기업이 글로벌 기업에 한 차례 더 인수된 사례인 셈이다.

2019년에는 글로벌 뷰티 기업 에스티로더가 코스맥스의 고객기업인 ‘닥터자르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코스맥스의 고객기업들이 해외 유명 화장품회사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코스맥스의 역할론이 빠질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맥스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닥터지 등 다양한 국내외 브랜드와 협력하며 K뷰티의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 위탁생산을 넘어 닥터지와 함께 특허 성분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K뷰티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는 것이다.

ODM 기업의 기술력과 제조 역량은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품질을 보증받는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진다. 이는 한국 브랜드들이 세계 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안정적으로 진출하는 데 밑바탕이 될뿐 아니라 K뷰티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가 전 세계적으로 구축한 유통망 역시 국내 중소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기회를 확대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가 선택한 K뷰티, 코스맥스 중소브랜드 해외 진출 등용문 부각

▲ 글로벌 브랜드가 인수한 국내 인디브랜드. (왼쪽부터) 3CE, 닥터지, 닥터자르트. 


코스맥스는 주요국 이외에도 신흥국을 포함한 30여 개 나라에 화장품을 공급하고 있다. 고객기업을 통한 간접 수출까지 고려하면 코스맥스 제품은 전 세계 100여 나라, 3300여 개 고객사를 통해 유통되고 있다. 수천 개의 브랜드가 코스맥스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할 기회를 얻고 있는 셈이다.

ODM 기업들의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대기업이 K뷰티 브랜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ODM 기업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단순 제조 파트너로 제한될 수 있다는 의구심도 있다. 이와 더불어 ODM 기업이 제조에만 역량을 집중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독립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코스맥스가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며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ODM 방식을 넘어 제조자브랜드개발생산(OBM)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OBM는 제조업체가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제품 기획, 생산, 마케팅,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코스맥스는 OBM 방식을 통해 고객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브랜드 사업을 시작하려는 고객기업에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위탁생산만으로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집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표적 사례로 스킨케어 브랜드 ‘이사무애’와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 ‘쓰리와우’가 꼽힌다. 해당 브랜드들은 코스맥스가 단순 제조를 넘어 브랜드 운영과 마케팅까지 포괄하는 OBM 모델 확장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 인디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며 다양한 국가에 K뷰티 제품을 널리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