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차별 임금을 철폐하고 체불 임금을 지급 받기 위해 총파업을 진행한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은 24일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18층에 있는 노조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임금 구조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시중은행과 경쟁하면서 이익을 내는 방식이나 노동자의 업무 강도가 시중은행들과 동일하지만 차별 임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임금은 약 1억1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업은행의 평균 임금은 약 8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4대 시중은행 대비 30%나 적은 수준이다.

기업은행과 시중은행 간 임금인상률 차이를 비교하면 시중은행은 2021년 2.4%, 2022년 3.0%, 2023년 2.0% 씩 증가한 반면 기업은행은 2021년 0.9%, 2022년 1.4%, 2023년 1.7% 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 위원장은 이런 임금 격차가 생겨나는 근본적 원인으로 ‘총액인건비제도’를 짚었다.

현재 기업은행의 임금을 노사가 교섭해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재정부가 1년간 사용할 인건비 총액을 정하면 그틀에서  임금 인상률이 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총액인건비제도를 두고 “공공기관 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빼앗는 반헌법적·반인권적 제도다”고 비판했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특별성과급’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기업은행이 해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고 기업은행의 최대주주인 기획재정부가 3년간 받아간 배당금이 1조1천억 원이나 되지만 직원들에게 지급된 특별성과급은 0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외에도 직원들이 마땅히 돈으로 받아야 할 시간외수당도 직원 1인당 6백만 원 정도씩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우리사주의 지급 수준도 이익, 물가, 동종업계 수준에 맞춰 기존 매년 2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증액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사측인 기업은행과 교섭을 진행했으나 노조에서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정부의 승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조는 약 7천~8천 명의 직원들이 참여하는 27일 1차 총파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27일 본점 앞에서 직원들이 집결해 집회를 연 뒤 서울 정부종합청사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김 위원장은 “직원들이 총파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높다”며 “모든 점포가 마비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투쟁에 임할 것이다”며 “은행과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은행의 모든 업무가 마비되는 2차, 3차 총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