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최대 화석연료 기업 엑손모빌이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새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엑손모빌이 자체 설계한 대형 천연가스 발전소를 통해 전력산업 분야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 댄 암만 엑손모빌 저탄소 사업 솔루션 사업부문 사장. <엑손모빌> |
이번에 설립을 발표한 발전소의 전력 생산 규모는 1.5GW(기가와트) 이상으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한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 발전량보다 약 두 배 높은 수준이다.
엑손모빌 설명에 따르면 해당 발전소는 탄소포집 기술을 적용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90%를 줄여 빅테크 기업들이 민감하게 바라보는 기후변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엑손모빌이 천연가스와 석유 채굴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현재까지 외부 기업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발전소를 설립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또 엑손모빌이 강조한 탄소포집 기술도 비용 측면에서 봤을 때 비경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석연료 발전소에서 온실가스를 포집하는 것보다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편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이번 발전소의 고객들이 될 빅테크 기업들은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안정적으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수단이 절실한 상황이라 엑손모빌의 계획이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엑손모빌 측은 현재 발전소 건설을 위한 부지를 확보했으며 예비 고객사 몇 곳과 대화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스 발전소에 더해 향후 5년 내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단기적으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력 공급을 수행할 수 있는 다른 업체는 얼마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과거 전력산업 진출에 부정적이었던 엑손모빌이 입장을 바꾼 것은 데이터센터 산업 붐이 일으키고 있는 업계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댄 암만 엑손모빌 저탄소 솔루션 사업 부문 사장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시장 수요에 이끌리고 있다"며 "(우리 계획은) 저탄소 사업이며 빠른 시일 내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전력망 연결 관련 문제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엑손모빌은 전력산업 분야 진출에 더해 주력 사업인 화석연료 채굴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엑손모빌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약 460만 배럴인데 2030년까지 이를 540만 배럴로 늘린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