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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적층 경쟁도 앞서, 삼성전자 내년 '400단 적층'으로 반전 노려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11-25 14: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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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적층 경쟁도 앞서, 삼성전자 내년 '400단 적층'으로 반전 노려
▲ SK하이닉스가 최근 321단 적층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자,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400단 낸드플래시 제품을 개발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적층 경쟁에서 앞서나가면서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낸드플래시에서도 기술우위를 잃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2025년 하반기 400단 낸드 제품을 양산해 뒤처졌던 낸드 적층 경쟁에서 반전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낸드플래시 기업들의 적층 단수 경쟁에서 SK하이닉스가 근소하게 앞서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21단 1테라비트(Tb) 4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는 데 성공, 2025년 상반기부터 고객사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300단 이상의 낸드플래시 양산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처음이다.

올해 4월부터 삼성전자가 생산하고 있는 낸드플래시는 280단~290단으로 추정된다.

낸드플래시는 전기가 끊어진 상태에서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다. 저장단위인 셀을 많이 쌓을수록 좁은 면적에 더 많은 저장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성능이 좋아진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적층 경쟁을 벌여왔다.

미국 마이크론은 2021년 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먼저 176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했고, 2022년 말 가장 먼저 232단 제품을 상용화해 한 때 기술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2023년 5월 세계 최초로 238단 제품을 생산한 데 이어, 300단 대 고지도 먼저 밟으면서 메모리 3대 업체 가운데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300단 대 낸드플래시를 건너뛰고 400단 낸드에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2025년 하반기 400단 낸드를 가장 먼저 상용화해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400단 낸드부터는 기존 제품에 활용되지 않았던 신기술이 대거 적용돼, 기존 낸드플래시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공산이 커 보인다.

우선 하이브리드 본딩(접합) 기술이 본격 도입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반도체 레이어 사이의 범프 없이 구리로 직접 레이어들과 관통해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데이터 통로를 곧바로 연결해 칩의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적층 방식에 따라 웨이퍼 투 웨이퍼(W2W), 웨이퍼 투 다이(W2D), 다이 투 다이(D2D) 등으로 나뉘는데 W2W의 생산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CIS) 공정에 이미 웨이퍼 투 웨이퍼 방식을 도입한 만큼, 관련 기술력과 노하우에서 한 발 앞서있는 것 평가된다.

극저온 식각도 400단 낸드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기술이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적층 경쟁도 앞서, 삼성전자 내년 '400단 적층'으로 반전 노려
▲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세계 최대 적층 321단 1테라비트(Tb) 낸드플래시 제품. < SK하이닉스 >

일반적으로 0~30°C에서 작동하는 기존 장비와 달리 극저온 식각 장비는 –70°C에서 고속으로 식각한다.

극저온에서 식각하면 화학반응이 낮아져 보호막 없이 정밀한 작업을 진행할 수 있고 전자가 이동하는 홀(채널 홀)을 더 균일하게 뚫을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인 유니셈과 에프에스티 등이 삼성전자에 극저온 식각 장비용 칠러 공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면서 400단 낸드에 이 기술이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같은 적층 단수에서 다른 기업보다 낮은 높이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향후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낸드플래시의 단일 스택 높이는 경쟁사 대비 10% 이상 낮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데 이점이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D램에서 낸드플래시로 확산하며 고용량, 고성능 제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의 적층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직 구조 낸드를 개발했지만, 최근에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오히려 조금 앞서가는 모양새”라며 “삼성전자가 2025년 400단 낸드, 더 나아가 2030년 1천 단 이상 낸드플래시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넘어야 할 기술적 난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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