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계파갈등이 ‘점입가경’이다. 강공모드로 버티는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지도부에 비박계 의원들이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카드를 꺼내들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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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
조원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7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주류 일부가 주축이 된 비상시국위원회는 분명히 해당 행위"라면서 "즉각 중단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그 중심에 김무성 전 대표가 있다는데 순수성과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차라리 탈당하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장우 최고위원도 "지금 당이 위기에 빠졌는데 석고대죄해야 할 사람이 도리어 당에 돌을 던지고 당을 깨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김 전 대표를 비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남경필 지사를 겨냥해 "부모로부터 부와 명예를 이어받아 새누리당에서 5선 의원을 하고 공천을 받아 경기지사가 됐다"며 "몇퍼센트 지지율도 나오지 않는데 대선후보인 것처럼 착각하면서 당을 가르고 깨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것은 명백한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12일 대규모 촛불집회 이후 강경모드로 전환하면서 친박계 지도부도 힘을 받아 수세에서 벗어나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가 박 대통령 탄핵을 거듭 주장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정현 대표도 “대책없이 무조건 사퇴하라는 이들의 요구를 받아 구체적으로 날짜(1월21일 전당대회)까지 박아 제시했다”며 “이제부터 새 지도부 출범 전까지 벌어지는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그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17일에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대로 가야 하는데 현재 이 사안을 놓고 할 수 있는 건 탄핵절차뿐”이라며 “야당이 장외투쟁을 한다는데 그건 법이 아니며 대통령은 하야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는데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전날 박 대통령이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데 대해서도 “이 시점에서 공개적으로 그런 지시를 내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6일 출장지인 독일 베를린에서 “당 대표 뒤에 숨어있는 '진박'은 정계 은퇴하는 것이 맞다, 만약 지금 이 상태로 뭉개고 간다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탈당할 뜻을 내비쳤다.
친박 지도부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비박계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각각 주장하며 정면대결로 치닫고 있다. 특히 김 전 대표와 남 도지사 등 비주류 대선주자들이 탄핵 또는 탈당 등 작심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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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
그러나 친박 지도부는 비주류 측 대선주자들이 지지율이 고만고만하게 높지 않은 상황이어서 구심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탈당과 분당, 보수신당 창당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지만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정현 대표는 16일 취임 100일 자청한 기자회견에서 "(비주류가) 개혁과 쇄신, 재창당을 이야기하는데 구두로 끝나고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런 것을 실현할 중진들도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여권에서 김무성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지만 사실상 지지도 5%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친박 지도부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외치는 이유다.
새누리당 계파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지만 결별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집권여당이 당해체는 물론 분당에 성공한 사례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과거 이인제 전 의원이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뒤 국민신당을 창당한 적이 있다.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김윤환 전 의원이 신한국당을 탈당해 만든 민주국민당, 박근혜 대통령이 2002년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해 만든 한국미래연합 등이 모두 실패사례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