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들이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의 변화를 주제로 강의를 들었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16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서 안병진 경희사이버대학교 미국학과 교수의 ‘문명 대전환기, 미국 대선결과의 파장과 시사점’을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삼성그룹 사장단, 트럼프시대 미국의 변화 공부  
▲ 삼성그룹 사장단이 지난달 12일 수요사장단회의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나서고 있다.<뉴시스>
안 교수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뉴스쿨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딴 미국정치전문가로 7월 ‘미국의 주인이 바뀐다’는 책을 내기도 했다.

안 교수는 강연에서 트럼프의 당선으로 무너진 질서에 당황하지 말고 넓은 시야로 문명의 큰 흐름을 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문명사적 전환기에 교과서적인 예측은 실패하게 돼 있다”며 “무질서를 즐기고 이해하면 진정한 질서를 얻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당선돼 카오스 상태, 질서가 무너지고 예측할 수 없는 사회가 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은 트럼프 당선이 반도체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궁극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탈퇴할 경우 미국에 공장을 새롭게 지을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그 정도를 고민할 단계는 아니다”고 답했다.

삼성그룹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경우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이번 강연을 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들은 이날 최순실 게이트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정유라 승마 특혜 의혹과 관련된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전날 압수수색을 받은 제일기획의 임대기 사장 등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삼성사장단 회의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수요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이 한 자리에 모여 산업현안이나 인문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강연를 듣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