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방산주들이 올해 3분기 또 다시 역대급 실적을 냈다. 전세계에 전쟁과 분쟁이 나날이 늘어가면서 수혜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주요 방산주 목표주가를 줄줄이 높여잡고 있다.
 
방산주 또 역대급 실적,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풍산 목표주가 '줄상향'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458% 급증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6312억 원, 영업이익 4772억 원을 거뒀다.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62%, 458% 늘었다.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인 3478억 원을 30% 이상 크게 웃돌았다.
 
방산부문 영업이익이 439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20% 급증하면서 전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K9과 천무 폴란드 수출을 중심으로 해외 방산사업이 호조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4분기에도 폴란드 수출 및 국내 양산 물량 증가로 매출과 이익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루마니아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장갑차에 관심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에는 중동과 동유럽, 동남아시아로 수출이 확대되면서 수주잔고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상방산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분기마다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2024년 3분기까지 나타난 지상방산 부문의 높은 이익률이 지속되면서 2027년까지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동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전세계적으로 급격한 무기소진과 재고축적 수요로 현재로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요와 실적증가의 끝을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밝은 사업 전망에 증권가 목표주가도 줄상향됐다.

DB금융투자(38만 원->48만 원), KB증권(42만5천 원->47만5천 원), 아이엠증권(36만 원->49만 원), 키움증권(38만 원->45만 원), 신한투자증권(40만5천 원->43만 원), 다올투자증권(38만 원->44만 원), 유진투자증권(35만 원->44만 원), 교보증권(43만3천 원->48만 원) 등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현대로템도 3분기 깜짝실적에 증권 목표주가가 크게 상향 조정됐다.

현대로템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35억 원, 영업이익 1374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와 234% 늘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1140억 원을 약 21% 웃돌았다.

현대로템도 향후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4분기 K2 전차의 폴란드 2-1차 180대에 대한 실행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2차 계약분은 다양한 옵션이 추가되는 만큼 1차 계약금액인 4조5천억 원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하나증권(7만 원->8만 원), 상상인증권(6만3천 원->7만6천 원), 다올투자증권(6만7천 원->7만8천 원), 한국투자증권(7만9천 원->8만3천 원), 유진투자증권(6만5천 원->7만7천 원), BNK투자증권(6만5천 원->8만7천 원), 한화투자증권(6만9천 원->7만5천 원), 현대차증권(6만4천 원->7만8천 원) 등이 현대로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방산주 또 역대급 실적,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풍산 목표주가 '줄상향'

▲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수출하는 K2 폴란드형 수출형 모델 K2GF. <현대로템>


풍산도 마찬가지로 깜짝실적에 목표주가가 높아졌다.

풍산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1천억 원, 영업이익 743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각각 21.3%, 133% 증가한 것이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인 675억 원을 10%가량 상회했다.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경기둔화로 구리 사업부문이 부진했으나 탄약을 중심으로 한 방산부문에서 높은 수출을 기록하면서 전체적인 수익상승을 이끌었다.

김윤상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풍산은 민수 부진을 방산 부문 실적 호조가 충분히 상쇄하고 있다”며 “당초 완화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정학적 갈등이 오히려 고조되면서 글로벌 탄약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아이엠증권(7만6천 원->8만3천 원), 현대차증권(8만2천 원->8만8200원) 등이 풍산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풍산은 방산부문 실적이 홀로 고성장하면서 전반적 수익성 증가를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3분기 실적시즌 삼성전자를 필두로 반도체, 자동차 등 국내 주요 업종들이 제대로 된 힘을 쓰지 못한 가운데 방산업종 실적이 돋보인 셈이다. 
 
향후에도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외국에서도 국내 방산 업종을 긍정평가하는 의견이 나온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은 올해 8월 보고서에서 “유럽 국가들은 기존 무기를 우크라이나 지원에 보내면서 자신들이 쓸 무기가 없어졌다”며 “이 가운데 상시 무기를 구비하고 생산 가능한 한국의 수출이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파이어파워(GFP)의 올해 국방력 순위에서도 한국은 5위로 지난해보다 1계단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