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솔론이 3번째 매각 시도에서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넥솔론은 과거에 이우현 OCI 사장과 이우정 넥솔론 법정관리인이 함께 설립했던 곳인데 태양광산업의 불황을 버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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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정 넥솔론 법률상관리인. |
넥솔론은 법원으로부터 제3자 인수에 대한 허가를 받아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넥솔론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인수후보자를 선택한 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다.
넥솔론은 14일부터 25일까지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확약서를 접수받는다. 이후 그뒤 12월9일까지 예비실사가 진행되고 본입찰은 12월16일에 실시된다.
이번 매각시도는 넥솔론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은 뒤 세번째다. 넥솔론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후보자를 찾지 못했다.
인수합병업계는 최근 태양광산업의 전망이 밝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넥솔론 매각이 쉽지 않은 길을 걸을 것으로 바라본다.
특히 넥솔론은 태양광산업 가운데서도 수익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진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어 인수후보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도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산업의 경우 폴리실리콘(원료), 잉곳(원기둥), 웨이퍼(원판), 셀(태양전지), 모듈(전지 집약체) 등의 시장이 모두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특성을 보인다. 한화큐셀과 같이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지 않은 이상 개별회사가 시장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넥솔론은 태양광산업이 불황에 빠지기 시작한 2011년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적자규모가 3천억 원에 이른다. 올해 누적 영업손실도 271억 원이 넘는다.
도널드 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점도 매각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신재생에너지산업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석유·석탄 등 전통적인 에너지산업을 더욱 육성하겠다고 밝혀왔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조금과 세제감면 등의 혜택이 줄어들 경우 태양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확률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하지만 중국 최대 태양광기업이 넥솔론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매각 가능성이 아주 희박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중국 최대 태양광기업 썬텍은 올해 3월 진행된 2차 매각 당시에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그러나 당시 중국에서 태양광산업 구조조정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태양광업계는 중국 태양광산업이 어느정도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점을 고려하면 썬텍이 이번에 넥솔론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썬텍은 2011년에 넥솔론과 비슷한 사업구조를 지닌 라이텍을 인수하기도 했다.
넥솔론은 2007년에 이수영 OCI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우현 OCI 사장과 이우정 당시 불스원 대표가 각각 50억 원씩 출연해 설립했다. 넥솔론은 OCI로부터 태양광전지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폴리실리콘을 구매한 뒤 이를 잉곳·웨이퍼로 가공해 다른 태양광기업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커졌다.
넥솔론은 설립된지 4년 만에 연매출 4500억 원을 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중국 태양광기업들이 제품공급 치킨게임을 벌인 탓에 사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지난해 8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3분기 말 기준으로 한국산업은행이 34.33%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있으며 OCI가 11.42%를 보유해 2대주주로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