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N24가 드리프트 하는 모습. <현대차>
롤링랩은 '움직이는 연구소'라는 뜻으로, 모터스포츠에서 쓰인 고성능 기술과 각종 선행 기술을 실제 주행 환경에서 검증하는 데 쓰인다.
이번 공개한 RN24는 2년 전 발표한 전기차(EV) 'RN22e', 수소전기 하이브리드차 'N 비전 74'를 잇는 현대 N의 차세대 롤링랩 차량이다.
회사 측은 RN24에 'EV는 배터리 탑재로 무거워 민첩성이 떨어진다'는 통념을 깨기 위해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5 N에 적용한 기술을 더 작고, 더 민첩한 차체에 담았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 RN24의 차량 앞부분. <현대차>
또 WRC 차량의 특수 보호막(롤 케이지)에 기반한 '엑소 스켈레톤(외골격)' 설계를 적용해 도어·보닛 등 차량 상단부 강판을 제거했다.
RN24의 공차 중량은 1880kg으로 아이오닉5 N보다 300kg 이상 가볍다.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는 2660mm로 아이오닉5 N과 비교해 300mm 이상 줄었다.
차체가 가벼워지고 휠베이스가 짧아지면서 RN24는 아이오닉5 N보다 날렵한 움직임이 가능하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유럽식 차급 분류에 따르면 RN24는 코나 N, i20N과 같은 B세그먼트(소형차), 아이오닉5 N은 C세그먼트(준중형차)다.
▲ RN24의 후미등과 리어 스포일러. <현대차>
현대 N의 '코너링 악동(곡선 주행능력)' 특징을 극대화하기 위한 '랠리 모드 전자식 사륜제어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은 자동차가 코너를 돌 때 운전자 의도를 반영해 전·후륜 모터와 각 바퀴의 회전량을 정밀하게 제어한다. 회전 각도와 차량 기울기, 바퀴별 접지력, 브레이크 작동 시 차량 쏠림 등을 센서값으로 학습한 자동차가 실시간으로 네 바퀴에 동력을 배분한다.
현대차는 지난 17일부터 사흘 간 열린 'WRC 중부유럽 랠리'에서 아이오닉5 N으로 이 4륜 제어 기술을 검증했다.
RN24에 탑재한 E-핸드브레이크도 남양연구소에서 개발해 같은 대회에서 주행 검증을 했다.
경주용 차량에 쓰이는 핸드브레이크는 유압식 장치로 온도에 민감하게 작동하지만, E-핸드브레이크는 전자기술 기반으로 작동해 어떤 온도에서든 일정한 제동력을 유지한다.
▲ RN24의 스티어링 휠. 운전대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출력, 가속 페달 민감도, 회생 제동 민감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현대차>
박준우 현대차 N브랜드매니지먼트실장 상무는 "RN24 롤링랩으로 아직 개척하지 않은 전동화 기술에 대한 잠재력을 이끌어내겠다"며 "운전의 즐거움에 심취할 수 있는 고성능차를 개발하고자 하는 N의 강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