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전용 카지노사업을 하는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의 실적에서 중국인 고객의 실적 기여도가 계속해서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 전용 카지노사업을 하는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가 엇갈리는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두 회사 실적이 차별화하는 주요 지점으로 중국인 고객의 실적 기여도가 꼽힌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국내 카지노에 유입되는 중국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따른 수혜를 누리는 데서도 두 회사 사이 온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롯데관광개발은 국내 카지노업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3분기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관광개발은 3분기에 방문객 수, 드롭액(고객이 칩을 구매한 금액), 홀드율(드롭액 대비 카지노가 게임에서 승리해 취득한 금액의 비율) 모두 전년보다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카지노 비수기인 9월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롯데관광개발의 9월 드롭액 총계는 1434억 원으로 지난해 9월(1218억 원)보다 17.7% 늘었다. 반면 파라다이스의 9월 드롭액 총계는 5636억 원으로 지난해 9월(5674억 원)보다 소폭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 확대는 롯데관광개발의 호실적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관광개발의 카지노·호텔사업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제주도는 특별법에 따라 111개 나라 외국인은 사증(비자) 없이 제주도에 입국이 가능하며 최장 30일 동안 머물 수 있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시기 무사증 제도를 잠시 중단했지만 2022년 6월 무사증 재도가 재개된 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국인인 제주도에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관광개발의 복합리조트 제주드림타워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따라 늘며 카지노와 호텔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달리 파라다이스는 실적 흐름이 다소 더딘 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파라다이스가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역성장했을 것이란 추정이 많다.
파라다이스로서는 이른바 ‘사드 보복’ 이후 크게 줄어든 중국 VIP 고객의 카지노 이용실적이 회복되지 않은 점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중국 VIP 고객의 월간 드롭액은 사드 보복 이전인 2016년 2천억 원 안팎이었지만 최근에는 1천억 원 아래일 때가 많다.
제주도가 외국인이 사증 없이 입국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파라다이스의 주요 사업장인 파라다이스시티(인천), 파라다이스워커힐(서울), 파아다이스호텔부산(부산)가 있는 지역은 중국 관광객이 사증을 발급받아야 하는 곳들이다.
중국인 고객을 유치하는 데 제약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사업은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의 수혜에서도 약간의 온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관광객의 비중이 큰 국내 카지노산업에서 중국의 내수 경기는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꼽힌다. 중국 정부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와 재정 정책을 잇달아 발표한 뒤 중국 내에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졌다.
▲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는 최근 다소 엇갈리는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
국내 카지노업체들 역시 중국 경기부양책의 온기가 전달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는 고객 구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어 정책적 효과가 실적으로 연결되는 속도와 강도가 각각 다를 수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VIP 고객보다 매스(일반) 고객 비중이 높은 반면 파라다이스는 구매력이 큰 VIP 고객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다.
중국 내수 경기 회복에 따라 여행 수요가 반등하면 매스 고객은 바로 늘어날 여지가 많다.
하지만 VIP 고객은 경기부양책이 부동산 경기회복으로까지 이어져야 국내 카지노 수요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부동산 가격은 중국 VIP 고객층의 자산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회복이 서비스 소비 수요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매스 고객 중심의 성장은 단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 관련 노출도가 가장 높고 무사증 제도 혜택을 받는 롯데관광개발이 카지노업체 가운데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바라봤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효과가 파라다이스의 중장기 실적 개선 요인으로는 작용할 수 있지만 직접적 수혜로 이어지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