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건설업계가 청년 인력 유입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건설산업은 고령화가 진행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젊은 세대에게 친화적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현대건설 인사담당자가 9월10일부터 13일까지 디에이치 갤러리에서 팝업 리크루팅 참석자와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 <현대건설> |
1일 건설업계에 안팎에 따르면 경영환경 불확실성 속에서도 건설사들이 채용을 진행하며 청년인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채용에서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청년 세대 눈높이에 맞춰 다가서려는 모습이 나타난다.
현대건설은 9월10일부터 13일까지 디에이치 갤러리에서 팝업 리크루팅을 진행했다.
행사에서 인재상과 채용 프로세스, 근무 및 복지환경, 직무 전반을 두고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 회사 직원들의 경험을 토대로 한 직무소개 콘텐츠도 제공해 지원자들의 건설업과 건설기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9월21일 입사지원 예정자를 직접 본사로 초청해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채용절차와 면접 노하우 등을 소개했다.
GS건설은 하반기 채용에 “편하게 입고 펀(FUN)하게”라는 콘셉트를 적용해 전통적 면접 복장인 정장 대신 면접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기존의 격식 있고 딱딱한 면접 분위기에서 벗어나 면접 자리 배치를 가깝게 재구성하고 면접관과 지원자가 태블릿PC를 활용해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상반기에는 온라인 채용설명회와 함께 ‘취업준비도 자가진단과 인증샷 찍기’ 체험과 취업준비생들이 GS건설 신입직원들에게 직무와 관련해 질의응답할 수 있는 ‘게릴라 커피챗’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최근 건설업계는 인력고령화와 청년들의 기피 현상 등 구조적 고민을 떠안고 있다.
9월25일에는 베트남 토목 전문가 3명에게 외국인 전문인력 비자(E7-1) 발급이 허가됐다. 건설업계에서 해당 비자 발급이 허가된 건 최초로 건설업계 구인난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7월11일 건설산업 위기진단과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건설인력의 고령화 및 인력부족 심화로 인력 유지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건설경영여건이 악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의 혁신을 위해서 건설사업 전체의 품질을 좌우하는 사업기획단계의 사업관리 인력과 조직의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치돈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같은 세미나에서 직장문화의 현대화와 다양성 추구를 기업이 건설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경직된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바꾸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수평적이고 성과 중심적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직급체계에 변화를 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은 9월 1일부터 기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5단계 직급을 '전임-선임-책임' 3단계로 단순화시키는 직급체계를 5단계에서 3단계로, 성과 평가등급도 5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했다.
GS건설은 책임자급인 팀장과 담당임원은 그대로 두면서 내부 직급을 없앴다. 호칭도 "님"으로 통일했다.
▲ 현대건설이 임직원 전용 특별 한정판 항공점퍼를 선보였다.<현대건설> |
청년들이 선호하는 '굿즈'를 만들어 소속감과 일체감을 높이려는 모습도 나타난다.
현대건설은 캐주얼 브랜드 커버낫과 협업해 후드집업을 제작한 데 이어 이른바 '노가다 잠바'로 여겨지는 현장 작업복을 항공점퍼 스타일로 바꾼 스페셜에디션도 선보였다.
MZ세대를 겨냥해 기능성을 높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사내에서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항공 점퍼 디자인을 단조로운 근무복에 차용해 '힙하게 일한다'는 콘셉트를 적용한 것이 임직원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들에게 매력적 일자리로 다가서려는 건설업계의 노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승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은 6월 건설의날 기념식에서 “젊은 층이 사라지는 산업에는 미래가 없다”며 “젊은 인력이 건설산업과 함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합심하자”고 강조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