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수세에 몰렸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을 늘리는 것을 뼈대로 하는 임시 주주총회 개최가 확정된 만큼 형제들이 어렵게 유지해온 이사회 과반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에게 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임종윤·임종훈 수세 몰려, 임시 주총이 분수령

▲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사진은 27일 이사회 참석을 위해 출근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27일 재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한미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시 주주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과 이에 따라 신규 이사 2명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신규 이사에는 주주제안으로 들어온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기타비상무이사)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후보로 올라왔다. 회사측 후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임종윤·임종훈 형제로서는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경영권을 지키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형제는 우호지분을 포함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9.07%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국 회장과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이른바 '3자 연합'이 확보한 지분은 우호세력을 포함해 48.19%로 파악된다.

형제 입장에서 봤을 때 표대결에서 매우 밀리는 모양새가 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이 그동안 3자 연합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을 감안할 때 3자 연합의 요구가 임시 주총에서 관철될 가능성은 크다.

국민연금은 올해 6월30일 기준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5.53%를 들고 있다.

새 이사의 선임 안건은 주주총회에서 보통결의 사항으로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2분의 1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전체 주주가 참석했다고 가정하면 50%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새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것인데 3자 연합의 상황이 매우 유리해보인다.

신동국 회장과 관련해 최근 국민연금이 과도한 겸직 등의 이유로 반대해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국민연금이 신 회장에 대한 안건에는 반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3자 연합이 확보한 우호지분이 이미 과반에 가깝다는 점에서 안건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임종윤·임종훈 수세 몰려, 임시 주총이 분수령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27일 이사회가 끝난 이후 한미타워를 벗어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물론 신동국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두 이사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한미사이언스 정관 변경이 필수적이다.

정관변경의 경우 특별결의 안건으로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및 발행주식총수의 2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3자 연합이 확보한 지분으로는 현재 정관변경 안건 통과를 담보하기는 쉽지 않지만 적어도 새 이사 1명을 선임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에서 형제측 인원과 동수를 이룰 수는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정원 10명이지만 9명만 활동하고 있다.

형제들로서는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과반을 차지해 경영권을 확보했지만 이로부터 7개월 만에 동력을 잃게되는 셈이 될 수 있다.

이사회가 형제측과 3자 연합 측의 동수로 구성되면 형제들이 추진하고 있는 투자 유치 등의 활동이 막힐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도 한미사이언스가 경영권 분쟁 상황인 만큼 유상 증자 등을 통한 투자 유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임시 주총이 끝난 이후에는 이런 경영 난맥상이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과반수를 넘겨야 하는데 동수인 만큼 경영시계가 멈춰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이날 이사회가 끝나고 송영숙 회장에게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임시 주총에서 표대결과 관련해 질문을 했지만 대답은 듣지 못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