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에 붙이면 자동차 온도 10℃ '뚝', 현대차그룹 첨단 열관리 기술 공개

▲ 현대차그룹이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크레스트 72'에서 개최한 '히트 테크 데이' 전시장 내부 모습. <현대차그룹>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크레스트 72'에서 '히트 테크 데이(Heat Tech Day)'를 열고, 차량 내부의 온도를 조절해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 3가지 기술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탑승객이 차량에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실내 온도를 제어해 탑승객이 쾌적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현대차·기아의 연구개발 성과를 선보이는 취지에서 열렸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나노 쿨링 필름 △복사열 난방 시스템 △금속 코팅 발열 유리 등 3가지 온도 제어 기술을 소개하고 각 기술에 관한 전시물을 마련했다. 
 
창에 붙이면 자동차 온도 10℃ '뚝', 현대차그룹 첨단 열관리 기술 공개

▲ 나노 쿨링 필름을 부착한 차량(왼쪽)과 부착하지 않은 차량의 실내 온도 비교 모습. <현대차그룹>

◆ 차창에 붙이면 여름철 실내온도가 최대 10℃ 하락하는 '나노 쿨링 필름' 

현대차·기아는 작년 7월 '나노 테크 데이' 행사를 통해 다양한 최첨단 나노 소재 기술을 공개했다. 당시 공개됐던 나노 쿨링 필름은 차량에 부착하기만 해도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는 효과적 기술로 주목을 받았다.

이번 행사에서 현대차·기아는 기존 대비 향상된 성능과 품질을 바탕으로 제작된 대면적의 나노 쿨링 필름을 현대차 아이오닉6 차량에 적용해 공개했다.
 
내·외장 색상이 동일한 차량 두 대를 마련하고, 한 대에는 나노 쿨링 필름을 시공하고 나머지 한 대에는 출고 상태 그대로 전시했다. 

이날 전시에서 나노 쿨링 필름 시공 차량의 센터 콘솔 부근 실내 온도는 36.0℃를, 그렇지 않은 차량은 48.5℃를 기록해 두 차량의 온도 차이는 최대 12.5℃를 기록했다.

나노 쿨링 필름은 차량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만 하는 기존 틴팅 필름과는 달리, 외부 열 차단과 더불어 차량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기능까지 추가로 갖춘 첨단 소재다. 태양 에너지의 근적외선 파장을 반사하는 두 개 층과 내부의 중적외선 파장을 외부로 내보내는 한 개 층을 포함한 모두 세 개 층으로 구성됐다.

특히 가시광선 투과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유리창을 어둡게 하지 않으면서 기존 틴팅 필름과 함께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틴팅 필름과 함께 부착한다면 틴팅 필름의 열 차단 효과에 나노 쿨링 필름의 차단·방사 효과가 더해져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기술을 개발한 현대차·기아 에너지소자연구팀 이민재 책임연구원은 "소비자가 나노 쿨링 필름을 만날 수 있도록 기술의 완성도를 양산 수준까지 빠르게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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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사열 난방 시스템. <현대차그룹>

◆ 몸을 감싸는 발열체가 3분 안에 온열감을 전달, '복사열 난방 시스템' 

이날 현대차·기아는 겨울철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데워주는 기술인 복사열 난방 시스템도 소개하고, 기아 EV9에 이 기술을 적용해 현장 참석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탑승자 다리 부위를 둘러싼 위치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해 겨울철 차가워진 탑승자 몸을 빠르게 덥히는 기술이다.

회사 측은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기존 공조 시스템과 함께 활용하면 적정 온도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17% 절감할 수 있고, 3분 안에 하체에 온기가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내 난방 에너지 사용량 절감을 통해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핵심 기술은 고온 필름형 발열체와 화상 방지 시스템이다. 

110℃까지 열을 발생시키는 필름형 발열체가 각 모듈 안에서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감싸고 있는 직물 소재가 인체에 따뜻한 온도로 열을 조절해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또 각 발열체 모듈에는 신체가 닿는 즉시 이를 감지하고 온도를 낮추는 화상 방지 시스템이 적용돼 화상 위험을 없앴다.

이날 행사에 전시된 EV9에는 운전석 스티어링 컬럼 아래쪽과 도어, 센터 콘솔 등 5곳, 동승석 도어, 센터 콘솔, 글로브박스 아래쪽 4곳 등 총 9곳에 복사열 난방 발열체를 적용했다. 

기술을 발표한 현대차·기아 통합열관리리서치랩 오만주 연구위원은 "겨울철의 추위를 가장 빠르게 없앨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복사 난방"이라며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통해 빠르면서도 건조하지 않은 난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에 붙이면 자동차 온도 10℃ '뚝', 현대차그룹 첨단 열관리 기술 공개

▲ 금속 코팅 발열 유리. <현대차그룹>

◆ 유리 스스로 열을 발생시켜 서리와 습기 제거하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 

이날 현대차·기아는 세계 최초로 48V(볼트) 시스템을 적용한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기술을 소개했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차량 전면의 접합 유리 사이에 약 20개 층으로 구성된 금속 코팅을 삽입함으로써 유리 스스로 열을 발생시켜 겨울철 서리나 습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특히 48볼트(V) 고전압 시스템을 통해 영하 18℃에서도 유리 표면의 성에를 5분 내에 완전 제거할 수 있어, 기존 내연기관차 공조 시스템과 비교해 약 10% 더 적은 전력으로 최대 4배 빠른 서리 제거가 가능하다.

아울러 여름철과 같은 더운 날씨에는 전력을 쓰지 않고도 삽입된 금속 코팅이 외부에서 오는 태양 에너지를 최소 60% 차단할 수 있어 차량 에너지 효율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캐나다나 북유럽 등 혹한 지역의 전면 유리에 주로 적용되던 텅스텐 와이어 열선과 비교해 시인성이 크게 개선됐다. 열선이 전혀 보이지 않고, 빛 번짐이나 왜곡 없이 운전자에 깨끗한 시야를 제공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관련 기술을 국내외 주요 시장에 특허 출원했다. 앞으로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

기술 개발을 담당한 현대차·기아 MLV외장설계1팀 정기헌 파트장은 "금속 코팅 발열 유리가 적용되면 단순히 편의와 쾌적성이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주행 안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는 서리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48V 시스템으로 기술의 효용과 완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