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큐텐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가 모기업으로부터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20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큐익스프레스 재무투자자(FI)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교환사채(EB)와 전환사채(CB)를 보통주로 전환해 경영권을 인수하고 회사 정상화 계획을 본격화할 것으로 파악됐다.
 
큐익스프레스 큐텐그룹에서 독립 추진, 구영배 벗어나 새 주인 찾는다

▲ 큐익스프레스가 모기업인 큐텐그룹으로부터의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큐익스프레스는 큐텐그룹의 대표 회사인 큐텐과 구 대표가 각각 지분 66%, 29%를 보유하고 있다. 재무투자자들이 권리를 행사해 주식을 전환한다면 구 대표의 지분이 크게 줄어들며 소수 주주로 전락하게 된다.

재무투자자들은 이르면 8월 안에 주식 전환을 완료하고 새로운 전략적투자자(SI)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큐익스프레스의 재무투자자로는 국내 사모펀드인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와 메티스톤에쿼티파트너스, 외국계 펀드인 코스톤아시아 등이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큐익스프레스는 최근 이사회에서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을 중단하기로 했다. 상장 추진에 수십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사업 정상화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큐익스프레스는 창고 등 국내 물류 인프라를 처분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큐텐그룹 계열사의 결제대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서는 당사자들과 지급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큐익스프레스는 7월26일 구영배 대표를 대신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마크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명했다. 

큐익스프레스가 독립하면 큐텐그룹의 해체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자회사인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는 이미 개별 투자 유치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이나 회사 측 자금을 활용해 피해액 변제에 나서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환사채 등이 다수 걸려 있어 구 대표 측의 지분 가치가 낮은 데다 큐익스프레스의 자금을 빼내려면 이사회와 주주 반대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