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묵은 금융사 망분리 규제 완화, IT업계 금융권 SW특수 기대감 고조

▲ 금융권에서 10년 넘게 적용됐던 망분리 규제가 완화되면서 국내 IT업계가 새로운 시장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금융권에서 10년 넘게 적용됐던 망분리 규제가 완화되면서, 국내 정보통신(IT) 업계가 금융분야 IT서비스 신시장이 열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온라인 구독형 소프트웨어(SaaS) 이용 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전환이 늦었던 국내 SaaS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 망분리 규제 완화에 따라 보안 대책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보안 IT업계도 수주 기회를 지켜보고 있다. 

18일 IT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권의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한 망분리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서 관련 IT기업들의 수혜 기대감이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인공지능 활용을 허용하고, SaaS 이용 범위를 대폭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SaaS란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되는 앱 서비스를 뜻한다. 별도의 앱이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사용할 수 있다. 금융사의 경우 그동안 별도 내부망을 통해서만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업무용 PC에서는 외부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시스템을 잘 활용할 수 없었다. 

이번 규제 완화로 금융권에 클라우드 기반 SaaS를 다양하게 도입할 수 있게 된 만큼, SaaS 형태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IT기업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기업으로는 고객관리(CRM) 솔루션 제공기업 세일즈포스, 고객경험(CS)과 컨택센터 전문기업 제네시스, 오피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한글과컴퓨터 등이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AI 도입이 늘어나고 시장이 활성화되면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며 “새로 나타날 보안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새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보안 틈새시장도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IT 보안 기업들도 금융권 시장 진출을 적극 준비하고 있다. 외부 망을 사용하려면 반드시 보안 대책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보안, 제로트러스트 보안모델 등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 환경이 바뀌면서 정보보호 전략도 바뀌게 될 것”이라며 “생성형 AI 활용과정에서 발행할 수 있는 정보유출 문제와 망분리 환경에서 신경쓰지 않았던 보안위협 등도 향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묵은 금융사 망분리 규제 완화, IT업계 금융권 SW특수 기대감 고조

▲ 금융위원회는 13일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하고 금융업권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또 기존의 네트워크를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하던 방식에서 논리적 망분리를 허용하는 내용이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안에 포함된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논리적 망분리란 한 컴퓨터 안에서 가상환경을 구현해 논리적으로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에 데스크톱 가상화(VDI) 기술과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솔루션 등 논리적 망분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도 특수를 노리고 있다.

현재 NHN클라우드, KT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등이 공공기관 대상으로 한 DaaS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틸론, 소프트캠프 등도 논리적 망분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그동안 국내 금융사들은 2013년 대규모 금융사고 이후, 내부 전산망과 외부망을 분리하도록 규제를 받아왔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시장이 자체 구축형에서 SaaS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현행 망분리 규제에서 금융사들이 생성형 AI와 보안 관련 소프트웨어 등을 이용하기 어려워 업무 비효율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금융당국은 현행 금융보안체계가 오랫동안 인터넷 등 외부통신과 분리된 환경을 전제로 구성된 점을 고려, 급격한 규제 완화보다는 단계적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금융 망분리 규제 개선안에 이어 비슷한 내용을 담은 공공망 분리제도 개선안을 올해 내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기관에 더해 상당수 공공기관들이 클라우드, AI 신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IT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