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표그룹 오너3세인 정대현 에스피네이처 부회장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자동 로봇 주차, 부동산 개발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낸다면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 승계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정대현 삼표시멘트 대표이사 부사장이 2018년 1월2일 강원도 삼척시 삼표시멘트 대강당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삼표시멘트> |
7일 삼표그룹 안팎에 따르면 최근 삼표그룹은 건자재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부동산 개발·임대·관리부터 자동 로봇 주차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삼표그룹 오너 3세인 정대현 에스피네이처 부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이 신사업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정 부회장이 에스피앤모빌리티를 통해 자동 로봇 주차 산업 시장에도 진출한 일이 대표적이다.
삼표그룹 계열사인 에스피앤모빌리티는 2022년 설립됐다. 정 부회장이 지분율 6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에스피앤모빌리티의 전신이자 자동 로봇 주차 전문 스타트업 ‘셈페르엠’이 4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차량을 팔레트 위에 주차해 이송하는 팔레트 방식의 ‘시스테마 팔레트’ 브랜드와는 별개로 주차 로봇을 이용한 프리미엄 기계식 주차 브랜드인 ‘엠피시스템’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엠피시스템은 로봇이 차량을 집접 들어서 주차하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차량을 입고할 필요가 없다. 이송 장치가 자동차에 바로 결합하기 때문에 건물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며 병렬 주차도 가능하다.
차량 종류에 따른 다양한 팔레트를 갖춰야 하는 팔레트 주차 방식과 달리 로봇 하나가 다양한 차량을 옮길 수 있어 편의성도 높다.
자동 로봇 주차 브랜드를 보유한 에스피앤모빌리티는 그룹 계열사와 협업에서도 상승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표그룹에는 에스피에스테이트,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 등 부동산 개발, 임대, 관리 등을 맡은 기업들이 있는데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에스피앤모빌리티가 주차 시설 관련 사업을 맡게 된다면 상당한 실적을 거둘 수 있다.
▲ 삼표 부지 및 성수동 일대 첨단산업 분야 글로벌 미래업무지구 조성을 위한 국제설계 공모에서 당선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 부지 개발 조감도의 모습. <서울시> |
삼표그룹의 부동산 개발도 정대현 부회장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는 신사업 가운데 하나다.
정 부회장은 에스피에스테이트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지분율 50.51%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정 부회장은 직접 에스피에스테이트의 사내이사를 맡는 등 기업 경영에도 참가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에스피에스테이트는 영위 업종에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 부동산 임대업 등을 등록한 부동산 전문회사다. 2022년에는 서울시 은평구 증산동 ‘힐스테이트 DMC역’ 프로젝트를 맡았다.
에스피에스테이트는 삼표그룹이 보유한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일대 토지에 삼표그룹 신사옥을 짓는 것을 포함해 도시형생활주택, 아파트 오피스 상가 등을 준공한다. 그 뒤 이를 분양하거나 임대관리 형태로 운용하겠단 계획을 세웠다.
디지털미디어시티 프로젝트 외에도 에스피에스테이트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 개발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표 성수동 레미콘 공장 부지 개발을 맡고 있는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위해 설립된 명목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개발이나 개발 이후의 임대 및 관리를 에스피에스테이트가 맡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제로 삼표산업에서 성수프로젝트총괄 사업개발담당을 맡고 있는 김지환 사내이사는 2024년 에스피에스테이트 이사회 개편 과정에서도 정 부회장과 함께 자리를 지키는 모양새를 보였다.
삼표그룹 기업승계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에스피네이처는 올들어 공정위 공시에서 영위업종으로 기존 건자재 사업에 더해 운송업, 기계수리, 경영컨설팅 등을 새로 보고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에스피네이처는 2020년에 에스피에스엔에이(분체사업부), 에스피환경(영천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데 이어 올해 4월 레미콘 사업부를 분사했다.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핵심사업인 환경자원에 집중하는 것뿐만 아니라 에스피네이처가 지주회사로서의 변신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에스피네이처 또한 정 부회장이 지분 66.08%(보통주+우선주)를 확보한 최대주주인 동시에 사내이사를 맡고 있어 정 부회장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표그룹은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특수 콘크리트 개발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도 소홀히하지 않고 있다.
삼표산업은 최근 한파에도 얼지 않는 콘크리트 ‘블루콘 윈터’, 비가 와도 타설이 가능한 ‘블루콘 레인 오케이’ 등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증명했다.
초기 압축 강도를 높인 블루콘 스피드는 행정안전부의 재난 안전 신기술로 지정됐으며 블루콘 윈터는 국토교통부 건설 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