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배터리 설비투자 4년 만에 감소 전망, 중국 '물량공세'도 주춤

▲ 올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 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조사기관 리스타드에너지의 전 세계 배터리 설비 투자금액 예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전 세계 배터리 설비 투자 금액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 시장 조사기관 리스타드에너지 보고서를 보면 2024년 글로벌 배터리 시설 투자 규모는 600억 달러(약 82조3천억 원) 규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2023년 전체 투자 금액은 800억 달러에 육박했는데 크게 줄어드는 수치다.

연간 배터리 설비 투자금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제조사들이 투자 속도를 조절하거나 프로젝트를 취소하는 등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리스타드에너지는 특히 중국에서 배터리 생산 투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 금액 감소를 이끌었다고 바라봤다.

중국 배터리 설비 투자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는데 이후에는 속도가 점차 늦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에서도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투자 축소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북미에서 이뤄지는 배터리 생산 투자금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리스타드에너지는 내년 세계 배터리 시설 투자 규모가 8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올해와 비교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생산 투자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세계 배터리 설비 투자 금액은 2025년 큰 폭으로 증가한 뒤 2027년까지 연간으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리스타드에너지는 중국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수 배터리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이뤄지는 추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가격 경쟁력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용이 늘어나는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