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양궁 단체전 10연패 뒤엔 현대차그룹 남다른 기술 지원 있었다는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맨 오른쪽)이 28일(현지시각)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비즈니스포스트] 대한민국 여자 양궁 국가대표팀이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여자 단체전 10연패라는 신화를 달성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파리대회까지 단 한 번도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세계 양궁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여자 양궁팀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 선수는 지난 28일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만나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차지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1985년부터 40년 동안 대한민국 양궁을 지원해왔다. 국내 단일 종목 스포츠단체 후원 중 최장 후원이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도쿄대회가 끝난 직후부터 대한양궁협회와 함께 훈련 장비 기술 지원부터 축구장 소음훈련 등 특별 훈련, 파리 현지 식사, 휴게공간, 전용 훈련장까지 포함해 파리올림픽 출전 양궁 선수들을 지원했다. 

특히 전북현대모터스와 협력해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소음 적응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달 29일 전북현대와 FC서울의 경기를 앞두고 대규모 관중앞에서 약 40분 동안 남자선수들과 여자선수들이 각각 팀을 이뤄 실전과 같은 방식으로 연습 경기를 펼쳤다.

그룹은 무엇보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약 10여 km 떨어진 곳의 스포츠클럽을 통째로 빌려 양궁 국가대표 팀만을 위한 전용 연습장을 마련했다. 휴식과 훈련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진 곳으로,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통상적 출국 날짜보다 4일 정도 빠른 7월16일 출국해 전용 연습장에서 체계적 훈련을 했다.

대회 기간 선수들이 안정적 심리상태와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스포츠심리 전문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도 동행했다.
 
한국 여자양궁 단체전 10연패 뒤엔 현대차그룹 남다른 기술 지원 있었다는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8일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단체 종목에서 금메달 획득한 선수들에게 시상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그룹은 또 자동차 연구개발력을 활용한 양궁 훈련장비와 훈련기법을 개발해 지원했다. 지난 도쿄대회 직후부터 프로젝트에 착수해 양궁 선수들과 코치진을 심층 인터뷰하고, 훈련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를 통해 △선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며 경기 감각을 향상시키는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슈팅 자세를 정밀 분석해 완벽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야외 훈련용 다중카메라' △어디에서든 활 장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활 검증 장비'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복사에너지 방출을 극대화하는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한 '복사냉각 모자'를 지원했다.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고, 2005년부터는 정의선 회장이 협회장을 맡고 있다.

그룹 측은 "지원은 확실하게 하지만, 선수단 선발이나 협회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다만 투명성과 공정성만은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그 결과, 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 관행이나 불공정 선수 발탁이 없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이번 파리올림픽 국가대표도 치열한 선발전을 거쳐 종전 금메달 리스트들을 제치고 전훈영, 남수현 선수가 선발됐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