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2024-07-19 1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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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인공지능(AI) 기업과 협력, 갤럭시Z 폴드6 울트라의 중국 단독 출시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노 사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개최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갤럭시Z 폴드6와 갤럭시Z 플립6를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점유율이 1% 아래로 추락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Z 폴드6 등 폴더블폰으로 재기를 노린다.
노 사장은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기업과 협력해 현지에 특화한 '온 디바이스 AI'(기기 자체에서 AI 기능 제공) 기능을 제공하는 중국 전용 갤럭시Z 폴드6 울트라 버전을 출시하는 등 중국 프리미엄폰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6 울트라’를 한국과 중국에 단독 출시한다.
독일 올라운드PC와 중국 기즈모차이나 등 해외 IT 전문 매체들은 지난 17일 갤럭시Z 폴드6 울트라 모델이 오는 10월 한국과 중국에서 독점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스마트폰 일부 제조사들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특정 모델을 일부 국가에만 출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 샤오미는 2022년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12S 울트라를 수요가 높은 자국에서만 출시했다. 세계 시장에서 주로 저가 스마트폰 위주로 판매되는 상황을 고려해 내수 프리미엄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키아 폰을 만들었던 핀란드의 HMD는 지난 5월 보급형 스마트폰 ‘아우라’를 호주에서 독점 출시했다. 저가형 스마트폰 수요가 많은 호주에서 점유율을 올리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갤럭시Z 폴드6 울트라의 한국과 중국 독점 출시는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중국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삼성 폴더블폰 점유율을 더 끌어올리려는 노 사장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분기 중국 고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11%로 4위에 올랐다.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프리미엄 폴더블폰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을 되찾겠다는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 아래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고가 폴더블 폰 점유율은 11%로 4위에 올랐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6. <삼성전자>
중국에 출시할 갤럭시Z 폴드6 울트라에는 중국 현지 기업의 AI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중국 판데일리는 지난 17일 삼성전자가 대규모언어모델(LLM) AI 기술 기업인 중국 두바오와 AI 폴더블폰과 관련한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Z 폴드6, 갤럭시Z 플립6에 두바오의 AI를 적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의 지능형 비서 '빅스비'에 두바오의 LLM을 연계하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중국을 여행하는 사용자가 빅스비에 물어보면 두바오의 LLM 플러그인 콘텐츠를 통해 중국 관광명소, 맛집, 호텔 등의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삼성전자가 두바오의 생성형 AI 초상화 기술도 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활용하면 폰으로 찍은 사진을 3D, 만화, 사이버펑크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이미지로 바로 변환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이같은 시도가 당장 중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현지 기업들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 기술력이 상당 수준으로 올라와 있어 시장 경쟁이 치열한 데다,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소비 영향 등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IDC 부사장은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가) 중국의 AI를 도입하더라도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중국 업체들이 이미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눈에 띄는 판매 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