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영 테라펀딩 대표가 부동산담보 P2P(개인대개인) 대출사업의 활성화에 힘입어 P2P대출시장에서 테라펀딩의 선두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P2P대출 중개시장이 개인신용대출에서 부동산담보대출 위주로 바뀌면서 테라펀딩의 실적이 급증하고 있다. 테라펀딩은 2014년 12월 출범한 국내 첫 부동산담보 P2P대출 중개회사다.
|
|
|
▲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 |
부동산담보 P2P대출중개회사는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자금을 빌리려는 건축주나 개인의 신용도와 부동산담보 심사를 거쳐 플랫폼에 올리는 방식으로 불특정 다수의 개인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주선하는 회사를 뜻한다.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부동산담보 P2P대출액은 3분기 기준으로 1299억 원으로 전체 P2P대출액의 69.1%를 차지했다. 1분기 42.1%에서 두분기만에 30%포인트 가까이 비중이 커진 셈이다.
테라펀딩은 이에 힘입어 최근 누적대출액 513억5천만 원을 기록했다. P2P대출 중개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500억 원을 돌파한 것이다. 기존의 선두회사였던 8퍼센트를 7월에 제친 뒤 지금까지 우위를 지키고 있다.
부동산담보 P2P대출은 투자자로부터 모은 재원을 부동산담보를 잡고 빌려주는데 개인신용 P2P대출보다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테라펀딩이 이 시장을 선점하면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테라펀딩 관계자는 “2015년 12월에 대출재원 11억5천만 원을 모으는 데 2주가 걸렸지만 6월에 10억 원을 모집할 때는 2분3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1월에 리스크관리능력을 인정받아 P2P대출 중개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점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부동산담보 P2P대출이 수십억 원 규모의 대출재원을 모집하는 만큼 투자금액도 많아 P2P대출 중개회사에서 얻는 수수료이익도 상대적으로 높다. 테라펀딩은 대출자로부터 대출액의 2.5%, 투자자로부터 투자액의 0.1%를 수수료로 받는다.
부동산담보 P2P대출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저축은행에서 문제가 됐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처럼 부실화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담보 P2P대출의 대출규모가 커 안전성을 확실하게 확인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더욱 큰 부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도 부동산담보의 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시장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소형 빌라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부동산담보 P2P대출의 위험성을 관리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테라펀딩은 대환대출, 매매, 전월세, 경매조건을 모두 통과한 물건만 플랫폼에 올린다”며 “투자자는 분양대금이나 전세금으로 투자금을 돌려받으며 채무불이행이 생겨도 담보로 확보한 부동산의 경매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테라펀딩과 동부저축은행의 업무제휴를 통해 제도권의 도움도 받고 있다. 테라펀딩은 현재 동부저축은행과 함께 부동산 관련 신규시장을 발굴하고 부동산대출 심사평가와 리스크관리체계를 고도화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