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현재 생산하고 있는 모든 차종에 적용하기로 했다.
국내외 완성차기업들도 완전자율주행기술 개발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도 자율주행차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테슬라, “2018년 완전자율주행차량 상용화할 것”
유지웅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21일 “테슬라의 발표에 국내외 완성차, 자동차 부품기업의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서두를 것”이라며 “국내기업의 자율주행기술 관련 행보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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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델3을 포함해 앞으로 테슬라에서 생산하는 모든 차에 완전자율주행 하드웨어를 장착할 것”이라며 “2017년 말까지 로스엔젤레스부터 뉴욕까지 완전자율주행차량으로 횡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목표로 둔 완전자율주행차는 ‘레벨4’의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자율주행기술 레벨4는 운전자가 운전대와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에 손 댈 필요가 없는 수준으로 자율주행기술 중 최고 단계다.
자율주행기술 수준은 다섯단계로 나뉜다. 레벨0과 레벨1은 각각 비자동화차량, 자동화 지원차량을 말한다. 레벨2는 운전자의 감시 아래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레벨3는 정해진 도로상황에서만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기술수준을 각각 의미한다. 레벨4는 완전자율주행기술을 가리킨다.
테슬라는 2018년 상반기에 모델3를 출시하기로 했다. 2017년 말에 완전자율주행기술 시험주행을 마치고 2018년에는 완전자율주행차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모델S와 모델X는 7만~ 8만 달러(한화 8천만~ 9천만 원)짜리 고급차인 데 반해 모델3는 3만5천 달러(4천만 원)으로 비교적 대중적인 차량이다. 대중적인 차량에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기술을 본격적으로 상용화하는 셈이다.
테슬라는 모델3 외에도 현재 출시된 모델S와 모델X에도 완전자율주행기능을 적용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테슬라차량에 8대의 카메라와 12개의 초음파센서를 탑재한다. 차량 주위환경을 360로, 전방은 250m 거리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의 컴퓨터보다 40배 이상 성능이 개선된 내장형 컴퓨터를 탑재했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기능의 옵션가격을 8천 달러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도 운전을 할 수 있으면서 자율주행기능도 탑재된 레벨2, 레벨3의 자율주행기능은 5천 달러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돈으로 각각 약 908만 원, 567만 원 수준이다.
머스크의 계획대로 된다면 테슬라는 전 세계 최초로 완전자율주행차량를 양산하게 된다.
현재 완전자율주행에서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포드와 BMW를 비롯한 해외 완성차기업은 저마다 차이는 있지만 2020년 정도 완전자율주행차량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차량의 시대를 1년6개월 이상 앞당기는 셈이다.
◆ 현대기아차, 기술력 있지만 상용화에 어려움
완전자율주행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는데도 현대기아차는 더욱 다급해졌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 부분자율주행차량을, 2030년 완전자율주행차량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완전자율주행기술 상용화 속도전에서 뒤처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완전자율주행을 할 수 있을 만큼의 기술력은 확보했지만 정작 상용화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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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차가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한 쏘울. |
김대성 현대차 전자제어개발실장은 지난해 ‘현대자동차 서울모터쇼 프리뷰’에서 “현대차의 목표는 대량생산할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기능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완전자율주행기술은 세계 경쟁업체의 기술에 밀리지 않는 수준까지 왔다”고 말했다.
톰슨로이터가 발표한 ‘2016 자율주행차 혁신(2016 State of Self-Driving Automotive Innovation)’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주행 3대 핵심분야 가운데 텔레매틱스부문에서 현대차의 특허는 170여 건으로 세계 2위였다. 텔레매틱스란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말한다.
현대기아차는 5월 서울대학교연구팀과 손잡고 고속도로에서 완전자율주행 시험에 성공하기도 했다.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만 있는 상태에서 차량이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에서 신갈분기점을 거쳐 영동고속도로 호법IC에 이르는 40km 구간을 자율주행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10월까지 국토교통부의 허가 아래 평창올림픽 주변 도로에서 완전자율주행차량을 시연하기로 했다. 일반 시내 도로는 교통상황이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점에서 자율주행 실험의 최고난이도로 평가받는다.
◆ 현대기아차, 가격경쟁력으로 승기 잡을 가능성
현대기아차는 완전자율주행차량을 상용화하는 데 속도전에서 뒤쳐진 만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9월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기아차의 쏘울차량을 시연했다.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쏘울차량은 실제 도로에서 최고 속도 120km/h까지 달릴 수 있고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거나 주차, 제동, 추월 등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처음으로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제네시스 ‘EQ900’의 기술력보다 한발 앞선 것이다.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쏘울 차량은 미국에서 진행된 ‘2016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에도 소개됐다.
현대기아차가 자율주행기술을 적용시킨 차량으로 쏘울을 택한 데는 쏘울이 고급차가 아닌 대중화된 소형SUV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소형SUV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쏘울이 흥행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는 데 약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보스턴컨설팅의 모스퀘트 연구원은 율주행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 각 기업은 10억 달러(1조2천억 원)를 연구개발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분석했는데 8천억 원이 더 많은 금액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