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서 한동훈 후보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집중견제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원희룡·나경원 후보의 연대가 불투명한 가운데 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할 수 있을 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한동훈 국힘 전당대회 ‘과반 득표’ 전망 엇갈려, 원희룡-나경원 연대 서두르나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풀만 호텔에서 열린 '서울지역 구청장협의회 연구모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후보의 과반 득표 가능성은 ‘원-나’ 연대 시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민의힘 전당대회 경쟁 구도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까지 발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련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는 1강(한동훈)·2중(원희룡 나경원)·1약(윤상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리서치뷰가 2일 발표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는 한 후보 34%, 원 후보와 나 후보 11%, 윤 후보 8%였다. 한국갤럽이 6월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한 후보 38%, 원 후보 19%, 나 의원 14%, 윤 의원 3% 순으로 집계됐다.

애초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한 후보가 압도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한 후보의 '자체적 채상병 특검법안 발의' 입장과 최근 다른 후보들의 집중견제 영향으로 당원들의 표심이 이탈했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당원투표 80%, 일반여론 20%가 반영되는 만큼 한 후보의 채상병 특검법안에 대한 입장으로 향후 대통령실과 갈등을 우려하는 국민의힘 당원들의 표심 이동이 여론조사 결과보다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룰을 적용해 계산했을 때 A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에서 B 후보를 20%포인트 앞섰더라도 B 후보가 당원투표에서 10%포인트 높다면 A 후보를 꺾고 승리하게 된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2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민의힘 당원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의 갈등을 걱정하고 있다”며 “여론조사 결과대로 되지 않고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당대회 판세를 놓고선 “‘어대한’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은 영화 ‘트루먼쇼’에 사시는 분들”이라며 “무조건 결선까지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원 후보나 나 후보가 윤석열 정권을 지켜야한다는 명분으로 한 후보의 채상병 특검법안 자체 발의를 공격하는 모습이 오히려 한 후보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은 1일 YTN 뉴스앤이슈에서 “나머지 세 명의 후보들이 친윤(친윤석열) 마케팅을 하면서 1등 후보를 공격하는 상황”이라며 “어대한이라고 하는 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 트렌드”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힘 전당대회 ‘과반 득표’ 전망 엇갈려, 원희룡-나경원 연대 서두르나

▲ (사진 왼쪽부터)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일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를 앞두고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후보가 과반 득표를 이룰 가능성은 원희룡·나경원 후보의 연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 후보와 나 후보 양측은 당 대표 경선 초기 연대에 관한 논의를 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었고 지금은 나 후보가 연대에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 위원장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 1차 투표 전에 연대해 한 후보의 과반 득표를 막으려 할 공산이 크다.

대통령실 소식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되는 서정욱 변호사는 2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을 구성해 원희룡-나경원 연대 성사를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새미준은) 반한동훈 분위기가 확실하다”며 “윤 대통령 지지 조직이 결선 가기 전에 원 후보와 나 후보를 단일화시키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원 후보나 나 후보 관점에서 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면 연대를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1차 투표 결과 원 후보와 나 후보 가운데 2위를 차지한 후보 쪽으로 합치는 연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 후보가 원 후보와 연대에 선을 긋고 있지만 1차 투표 시점이 다가올수록 연대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한 후보의 득표력이 흔들리지 않고 커질수록 두 사람의 연대 시점은 1차 투표 전으로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사에 나오는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