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가 파운드리 미세공정 및 반도체 패키징 단가를 내년부터 인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TSMC의 반도체 패키징기술 안내 이미지.
TSMC의 3나노 등 첨단 미세공정과 고사양 반도체 패키징 서비스는 적어도 내년까지 공급 부족 상황을 나타낼 공산이 크다.
대만 공상시보는 17일 관련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TSMC가 3나노 파운드리 가격을 지금보다 5%, 첨단 패키징 단가를 10~20% 높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인상되는 가격은 고객사들과 논의를 거쳐 내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상시보는 엔비디아와 애플을 비롯한 주요 고객사가 TSMC 3나노 반도체 생산 물량을 선점하면서 2026년까지 파운드리 주문이 밀려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TSMC가 제공하는 반도체 패키징 서비스의 경우 공급 부족이 더 심각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패키징은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조립하는 공정이다.
특히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칩온웨이퍼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패키징 기술은 수요에 비해 TSMC의 공급 능력이 크게 떨어져 물량 부족에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공상시보는 대규모 학습이 필요한 인공지능 모델 출시로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고사양 하드웨어 수요가 늘어나면서 CoWoS 패키징 공급 부족을 주도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더구나 인공지능 반도체의 우수한 성능 구현에는 최신 파운드리 미세공정보다 패키징 기술이 더 중요하다는 시각도 많다. TSMC가 패키징 서비스 단가 인상폭을 3나노 파운드리 가격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고려하는 이유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상시보는 TSMC가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새 패키징 장비 설치와 가동을 앞두고 있다며 공급 물량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내년까지 공급 부족 상황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2025년 수요 전망치는 웨이퍼 기준 60만 장에 이르는 반면 TSMC의 생산 능력은 53만 장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와 AMD 등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기업에 이어 아마존과 브로드컴, 마벨 등 기업도 TSMC의 첨단 패키징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TSMC가 가격 인상을 추진하기 유리한 환경이 갖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상시보는 TSMC의 3나노 및 5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가동률도 2025년까지 최대치를 기록하겠지만 당분간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고객사는 더 많은 반도체 생산 능력 확보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어 TSMC의 파운드리 및 패키징 가격 인상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공상시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TSMC의 패키징 생산라인을 가장 많이 확보하는 기업이 확실한 지배력과 주도권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