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반도체 중국에서 남아돈다, 화웨이와 경쟁에 밀려 가격도 낮춰

▲ 중국에서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20' 물량이 쌓이면서 화웨이 제품보다 가격을 낮추는 사례도 파악되고 있다. 엔비디아 H100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 참고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에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경쟁사인 화웨이에 밀려 물량이 남아돌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는 24일 관련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공급하는 H20 물량이 수요에 비해 매우 많은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현지 수요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지난해 말 시행된 미국 정부 규제에 따라 H100 등 주력 상품보다 성능을 낮춰 선보인 중국시장 전용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H20이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 어센드910B와 비교해 10% 이상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엔비디아가 글로벌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유지하며 고객사 수요 대응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 놓인 셈이다.

H20이 미국 정부의 규제로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는 제품보다 크게 낮은 성능을 보이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는 일부 성능 평가 기준에서 엔비디아 H20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현지 기업들에 자국산 인공지능 반도체 구매를 권장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어려워진 배경으로 지목된다.

중국 기업들이 화웨이 제품 대신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사들일 만한 이유가 크지 않은 것이다.

로이터는 엔비디아 H20이 글로벌 주력 상품인 H100의 절반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생산 원가는 오히려 더 높아 수익성에 기여도도 높지 않다는 시장 조사기관 세미애널리시스의 분석을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