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전국에서 다양한 연등 행사가 열린다. <연등회 홈페이지> |
[비즈니스포스트]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
석가모니가 태어나자마자 동서남북으로 일곱 걸음을 걸은 뒤 하늘과 땅을 가리키면서 외친 말이다.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서 나만이 존귀하며 세계의 고통받는 중생들을 편안하게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12일 전국 사찰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부처님 오신 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연등이다.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연등 행사가 열린다.
부처님 오신 날에는 왜 연등을 다는 걸까.
석가모니가 영취산에 있을 때 사람들이 등불을 밝혀 공양을 올렸다. 밤이 되자 모든 등불이 꺼졌지만 가난히 여인이 올린 등불만은 꺼지지 않았다. 이것을 본 석가모니는 이 여인에게 등불공양의 공덕으로 성불할 것이라고 했다.
이것이 바로 연등회의 시작이다.
청계천 일대에서는 전통등 전시회가 한창이다. 청계천을 따라 연등이 불을 밝히고 있다. 근처 열린송현녹지공원과 광화문 광장에도 전통등 작품들이 전시된다.
▲ 매년 이맘때쯤이면 조계사는 수많은 연등으로 뒤덮힌다. <조계사 홈페이지> |
압도될 정도로 많은 연등을 보고 싶다면 조계사를 방문해보자.
매년 이맘때쯤이면 조계사는 연등으로 뒤덮힌다. 뒤덮힌다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만큼 수많은 연등을 볼 수 있다. 연등에 가려 하늘과 풍경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
연등을 달 수도 있다. 조계사 연등은 1인당 3만 원이다. 접수 부스에서 출생연도, 이름, 주소 등을 적고 원하는 연등 위치를 얘기하면 된다.
조계사 앞길에서는 1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통문화마당과 공연마당이 펼쳐진다.
오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는 조계사 앞길에서 출발해 인사동사거리를 거쳐 종각역에서 끝나는 연등놀이가 진행된다.
연등놀이가 끝나면 공평사거리에서 ‘뉴진 스님’과 함께 디제잉 공연도 즐길 수 있다.
뉴진 스님은 개그맨 윤성호씨다. 올해 4월 불교박람회에서 승려 복장을 하고 불경 리믹스 공연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강북에 조계사가 있다면 강남에는 봉은사가 있다. 봉은사에서도 15일까지 전통등 전시회가 진행된다.
봉은사에도 연등을 접수할 수 있지만 조계사보다 가격이 비싸다. 연등 위치와 목적에 따라 가격이 다양한데 대웅전 중앙에 연등을 달려면 3천만 원을 시주해야 한다.
봉은사를 방문했다면 입구 쪽에 위치한 서래원 공양간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6000원짜리 잔치국수가 유명하다.
▲ 경북 경주시 형산강 일대에서는 연등문화축제가 열린다. <형산강 연등문화축제 홈페이지> |
불교하면 경주를 빼놓을 수 없다. 석굴암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국사가 자리 잡고 있다.
불국사 입장은 원래 유료였지만 지난해 5월4일부터 무료로 바뀌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방문할 수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불국사 곳곳에도 연등이 달려 있다. 불국사 연등 가격은 3만 원부터 10만 원까지다. 가격에 따라 100일등부터 1년등까지 나뉜다.
경주시 금장대 일대에서는 ‘형산강 연등문화축제’가 열린다. 형산강을 따라 수많은 연등과 전통등 작품들이 불을 밝힌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