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중국의 증시 분위기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중국 국가대표 펀드의 등장으로 미국과 중국의 증시 모멘텀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 “미·중 증시 모멘텀 역전 가능성, 중국 국가대표 펀드 재등장 영향”

▲ 박상현 연구원은 28일 중국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사진은 상해 증권거래소. < iStock >


올해 들어 미국증시와 중국증시는 성과가 뚜렷히 대비된다. 미국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중국은 한동안 부진을 지속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같은 흐름이 뒤바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선 미국 엔비디아의 최근 실적발표 이후 미국증시가 숨고르기 장세에 진입했다. 그동안 증시 상승세를 이끌던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증시 주도 테마로 떠오른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실망감이 다소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생성형AI인 ‘제미나이’의 헛점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AI사이클 관련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나 과열에 대한 경계감과 더불어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기능 오류와 편향성 이슈가 AI 모멘텀의 단기적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증시는 최근 들어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에 힘입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급반등에 성공하면서 올해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한 가운데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다.

여기에 중국 국가대표 펀드가 증시 지원군으로 재등장하면서 기대감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대표 펀드는 중국 국유 기관들로 구성된 간접투자상품으로 2015년 7~9월 중국증시 폭락 당시 총 1조2400억 위안 규모의 주식을 매입했던 사례가 있다.

이 국가대표 펀드가 올해 들어 4100억 위안(약 75조83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은행 UBS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가대표 펀드의 주식 매입 규모가 역사적 평균보다 크게 낮아 이들의 추가 매수에 따른 중국증시 상승 여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연구원은 “이들 국가대표 펀드의 강한 매수가 숏스퀴즈(공매도 청산)를 유발해 중화권 증시 추가 랠리의 동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며 “그 결과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될 가능성도 높으며 2월 외국인의 한국증시 순매수 규모가 약 7조1천억 원에 이르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