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주가가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시가총액에서 삼성물산과 SK하이닉스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반면 카카오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2014년 합병 때와 비교해 반토막 났다.
두 회사의 주가가 이렇게 양극으로 치닫는 것은 수익성과 성장성에서 두 회사의 평가가 완전히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 네이버 카카오, 주가 양극화
26일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를 분석해 보면 최근 두 달 동안 주가의 흐름이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보이면서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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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헌 네이버 대표(왼쪽)와 임지훈 카카오 대표. |
네이버 주가는 26일 87만8천 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23일 상장한 뒤 가장 높은 종가를 기록한 것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상승기세는 여전하다.
네이버는 26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28조8753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과 SK하이닉스를 넘어 4위에 올라있다.
카카오 주가는 8만2600원으로 마감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초와 비교해 9% 하락했다. 카카오 주가는 2014년 10월 다음과 합병할 당시 15만9500원이었는데 반토막났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의 가치는 다른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며 "네이버는 국내사업도 지속적으로 실적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주가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수익성과 성장성에서 엇갈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것은 결국 수익성과 성장성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2014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3조2512억 원, 영업이익 7622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0.5%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38% 증가했다.
네이버는 국내사업도 탄탄하고 라인의 성장성도 부각되고 있어 앞으로 실적전망도 밝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국내에서 PC광고 매출이 꾸준하고 모바일광고도 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자회사 라인은 지난 6월부터 도입한 타겟형 광고상품 덕분에 하반기에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카카오는 외형을 불리고 있지만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9322억 원을 기록하면서 2014년과 비교해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효과 덕분에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이 34% 급증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886억 원으로 2014년에 비해 49.7% 줄었다. 외형은 2배로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8% 감소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O2O(온오프라인연계)사업 등 신사업 진출에 따른 마케팅비용 증가가 계속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최세훈 카카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마케팅비용으로 600억 원가량을 썼는데 올해 신규 O2O사업과 게임에 투자를 늘리면서 마케팅비용이 800억 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양극화 현상은 핵심사업 경쟁력의 차이에 따라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